메뉴 건너뛰기

close

“미국 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는 첨단 기법만을 좇던 금융시장의 혁신이 오히려 부작용을 낳은 결과이다. 국제 금융시장에 새로운 금융 위기가 발생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매일경제-한·미경제학회 포럼에 참석한 박윤식 조지 워싱턴대 교수의 말이다.

 

서브프라임모기지가 가져온 미국발 경제위기

 

국제 금융위기라 하면 우리는 80년대 남미 외채위기와 뒤이은 금융위기, 97년의 아시아 외환위기처럼 주로 개발도상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이를 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은 국제 금융기관이 수습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그러나 최근의 세계 금융 불안은 그렇지 않다. 최고의 금융선진국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미국 월가에서 촉발된 금융위기다. 그 본격적인 기폭제는 2007년 8월부터 전면화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 대출) 부실 사태다.

 

미국 금융자본은 고위험, 고수익 창출을 위해 지불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서브프라임 모기지라는 금융상품을 대거 판매했고, 대출채권을 기반으로 자산유동화증권(CDO)과 같은 첨단(?)의 파생 금융상품을 만들어 전 세계적으로 유통시켰다.

 

그런데 금리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채무상환 지연과 부실이 이어지자, 이것이 연쇄적으로 파급되어 세계 금융시장 불안과 미국의 경기침체를 가속시키고 있다. 첨단 금융시장 국가의 첨단 금융기법이 미국경제는 물론이고 전 세계 금융 불안을 몰고 온 것이다.

 

경기침체의 원인은 첨단 금융기법

 

아직 끝나지 않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은 미국 경제를 사실상의 침체국면으로 떨어뜨리고 있다. 2차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가 닥친 2007년 11월에 미국은 급기야 2008년 경제전망을 2%도 안 되는 1.9%로 하향조정한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미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고용시장에도 충격이 가해져 수년 만에 실업률은 지난 12월 5%로 치솟고, 고용도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제조업 고용이 3만명, 건설업 고용이 5만명 감소한 것이다. 주택시장 침체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고용창출능력을 약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에너지 정보국(EIA)은 미국 GDP가 지난해 4/4분기 연율로 마이너스 0.1%를 기록했다고 추정했다. 정부쪽에서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얘기한 것이다. 경기침체의 장본인인 금융업종은 지난해 4/4분기 무려 61%의 순익 감소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미국식 경제 금융화에 대한 재고 필요

 

새해에 들어서 미국경제 전망은 더욱 어둡다. 세계경제포럼(WEF)은 미국경제가 앞으로 1년 안에 경기침체에 돌입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가 하면, 골드만삭스는 한술 더 떠서 미국경제 성장률이 올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0.8%가 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는 형편이다.

 

이처럼 급격한 미국경제 침체를 불러일으킨 장본인이 바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미국금융 시스템이며 월가가 만들어낸 각종 첨단 금융기법인 것이다. 그런데도 이명박 정부는 시대의 추세를 역행하여 금산분리 완화, 금융회사 민영화, 자본통합법 시행, 헤지펀드 허용 등 참여정부부터 시작된 경제 금융화를 더욱 밀어붙일 테세다.

 

지금이라도 미국식 금융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해 보고, 국민경제를 위한 금융의 역할을 재고해 볼 때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대안정책 사이트 이스트플랫폼(www.epl.or.kr)에 동시 게재됩니다.
*이 기사를 쓴 김병권 기자는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연구센터장입니다.


#금융정책#세계경제불안#서브프라임모기지#미국경기침체
댓글

새사연은 현장 중심의 연구를 추구합니다. http://saesayon.org과 페이스북(www.facebook.com/saesayon.org)에서 더 많은 대안을 만나보세요.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