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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총선 열기가 점점 고조되면서 출마 예상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경남·부산·울산지역의 몇 군데 선거구 상황을 점검해 보기로 하고, 거제에 이어 창원을의 출마예상자들을 살펴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편집자주>

'창원을'은 진보정치의 뿌리를 내릴 것인가? 4․9총선을 석달 정도 앞두고 '경남의 정치일번지'인 창원을이 뜨겁다.

 

이곳은 민주노동당이 17대 국회에서 유일하게 갖고 있는 지역구다. 세 번째 도전한 대통령 선거에서 '참패'를 한 권영길 의원이 재선에는 성공할 것인지, 아니면 한나라당이 재탈환할 것인지 관심이 높다.

 

창원을은 '김해을'(대통합민주신당 최철국 의원)과 같이 4년 전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한 곳이다. 이 두 곳에는 한나라당 간판으로 나서려고 하는 인사들이 몰려들고 있다. 두 곳 모두 10명 이상씩 거론되고 있다.

 

지역에서 권영길 의원 평가는 어떻게?

 

창원을은 '노동자 도시'답게 역대 선거에서 진보 성향을 보여 왔다. 지역 노동계는 16대 총선 때 산청 출신인 권영길 의원을 영입했다가 아쉽게도 꿈을 이루지 못했다.

 

권 의원은 2004년 4․15총선에 출마해 한나라당 후보를 1만표 이상 차이로 누르고 당선했다. 당시 한나라당 이주영(현재 '마산갑'이 지역구인 한나라당 소속 의원) 후보는 이곳에서 재선에 도전했다가 4만46표를 얻는 데 그쳤고, 권영길 의원은 5만2758표를 얻었다. 당시 열린우리당 박무용 후보는 1만3115표를 얻었다.

 

지난해 말 대통령 선거에서 창원시 전체 득표율을 보면, 이명박 당선인은 절반이 넘는 51.71%를 얻었다. 이회창 후보는 21.24%, 정동영 후보는 12.61%, 문국현 후보는 5.75%를 각각 얻었고 권영길 후보는 7.94%를 얻는 데 그쳤다.

 

창원시민들은 권영길 의원의 지난 4년간 활동을 어떻게 평가할까? 마산MBC와 경남리서치가 공동으로 창원지역 유권자 1163명을 대상으로 지난 12월 28일 전화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2.87%)가 최근에 공개되어 관심을 모았다.

 

이 여론조사에서 권영길 의원이 '매우 잘했다'는 3.8%, '대체로 잘했다'는 30.4%, '대체로 잘못했다'는 19.9%, '매우 잘못했다'는 7.5%였다. '잘 모르겠다'와 '무응답'은 38.4%. 권영길 의원이 재출마하면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0% 가까이가 '지지하지 않겠다'고 답해 '지지하겠다'는 응답자보다 10% 포인트나 더 많았다.

 

권영길 의원 '의정보고서 배포' 등 재선 도전 무게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재선 도전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권 의원은 의정보고서를 만들어 유권자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일부 진영으로부터 대선 패배 이후 '총선 불출마' 요구를 받았던 권 의원이 의정보고서를 낸 것은 그동안 의정 활동에 대한 보고 성격도 있지만 총선 출마를 위한 차원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권 의원은 이번 의정보고서에 지역과 관련한 내용을 많이 담았다. 민주노동당이 서민들을 위해 발의·입법한 암 치료 건강보험적용 등 의정활동 성과와 창원 노블파크 입주민과 대한주택공사 간의 갈등 중재 등에 관한 내용이 실려 있다.

 

권 의원은 대선 패배 뒤 '백의종군' 의사를 밝혔다. 권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높지만 창원 출신의 문성현 전 민주노동당 대표와 심상정 의원, 이승필 전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위원장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승필 전 위원장을 비롯한 평당원 50여명은 11일 저녁 창원노동사회교육원에서 모임을 열고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당의 전면적인 반성과 쇄신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대선에 후보로 출마한 권영길 의원은 그동안의 공로에도 불구하고 당의 현 상황에 대해 정치지도자로서 책임을 지는 시간을 갖는 것이 올바르다"며 "당장의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평당원으로 백의종군함으로써, 존경할 수 있는 원로의 길을 가시기를 충심으로 권고 드린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공창석-이창희 부지사 '경쟁 관심거리'

 

한나라당 쪽 열기가 뜨겁다. 16대 때 '창원을'이 지역구였던 이주영 의원은 17대에서 낙선한 뒤 2006년 7월 '마산갑' 재보선에 출마해 당선되었다. 이 의원이 지역구를 옮겨간 뒤 되돌아오지 않자 한나라당에서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경쟁이 치열한 것.

 

한나라당에서만 무려 12명이 싸우고 있다. 강기윤(47) 경남도의원, 공창석(57) 경남도 행정부지사, 권영상(52) 변호사, 남상권(37) 변호사, 박용기(62) 전 경남도의원, 박판도(53) 경남도의회 의장, 서선호(59) 뉴라이트경남연합 상임대표, 이기우(52) 전 중소기업청장, 이병우(45)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 전국공동대표, 이재경(58) 변호사, 이창희(56) 경남도 정무부지사, 우정열(53) 한나라당 정책위 부위원장.

 

이들 가운데 공창석 부지사와 이창희 부지사가 거론되고 있어 관심을 끈다. 공·이 부지사는 아직 총선 출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는 않았지만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현 부지사 2명이 모두 같은 선거구를 놓고 경쟁하는 것이어서 더 관심이 높다.

 

지역에서는 공·이 부지사가 출마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비춰져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 두 인사는 출신지역도 같고 한때 학창시절을 함께 보내기도 했고, 부지사가 된 시기도 비슷하다.

 

이 부지사는 산청군 차황면 부리, 공 부지사는 산청군 신등면 단계가 고향이다. 한 살 차이인 이들은 진주중학교 동창으로 학업을 같이해 온 사이. 이 부지사는 진주고, 공 부지사는 부산 동아고로 진학하면서 다른 길을 걸었다.

 

1979년 이 부지사는 입법고시, 공 부지사는 행정고시에 합격해 각각 공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국회 사무처 입법조사관과 행자위 수석자문위원 등을 지낸 이 부지사는 2006년 2월, 함안군수와 마산·김해 부시장 등을 지낸 공 부지사는 같은 해 7월 경남도청에 입성했다.

 

이들 두 부지사가 '무조건 출마'를 강행할 경우 그동안 쌓은 우정이 '악연'으로 바뀔 수도 있고, 행정공백도 우려된다. 이번 총선에 출마하려는 공직자의 최종 사퇴 시한은 60일 전인 오는 2월 9일이다.

 

경남도청 안팎에서는 공 부지사가 1월 중순경 명예퇴직을 신청할 가능성도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 진주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전력이 있는 이 부지사는 국회 사무처에 있으면서 쌓은 경험을 장점으로 내세워 공천을 바란다는 말도 있다.

 

강기윤 도의원과 박판도 도의회 의장이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이 없는 상황 속에서 지역을 관리해 오면서 어느 정도 지지 세력을 갖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이명박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기업정책을 담당했던 이기우 전 중소기업청 차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해 놓았다.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출마하려는 인사들도 권영길 의원의 출마 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측에서는 박무용(51) 전 경남도약사회장과 허성무(44) 전 청와대비서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회창 후보의 '자유신당' 측에서도 후보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창원을#권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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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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