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31일 혹독한 추위 속에서 2008년 일출을 맞이해서 그런지 어지간한 추위엔 춥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더 빙벽이 그리워 우린 2008년 1월 5일 이른 아침 7시에 설악산 용대리로 출발을 했다. 가는 동안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은 그저 스산하기만 하다. 그런 풍경을 바라보고 차가 달리니 자연 침묵이 이어졌다.
용대리에 있는 황토산장에 들어가니 주인장 종문이가 반갑게 맞아 준다. 황토산장은 언제가도 포근하며 꼭 시골 고향집 같다. 그런 느낌은 우리의 산악회의 상징인 깃발이 있어 더 그렇게 느낀 것 같다.
시간이 오전 10시가 넘어가고 있기 때문에 우린 점심을 해 먹고 느긋하게 빙장으로 갔다. 예전 같으면 꿈도 꾸지 못할 행동들이다. 그만큼 우리 산악회는 발전되어 서둘러 등반 할 군번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빙장의 얼음은 초라한 그 자체였다. 빙벽하는 사람들도 많지가 않았다.
선등자인 운종이 빌레이는 기훈이가, 종중이 빌레이는 내가 봤다. 그런데 빙질이 좋지 않아 낙빙이 심했다.
그것은 2007년 12월 31일과 2008년 1월 1일 급속하게 언 얼음들이라 버섯 얼음이 많아서다. 우린 그런 빙질엔 아랑곳 하지 않고 신나게 빙벽 등반을 했다.
2008년 1월 6일 일요일은 어제보다 많은 사람들이 매바위 빙장에서 등반을 하고 있다. 우린 어제와 같이 난이도가 높은 코스들을 돌아가면서 신나게 빙벽 등반을 했다.
그런데 오후가 되자 얼음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을 한다. 그것은 날씨가 봄날씨처럼 포근해서 위에 달렸던 고드름들이 자연적으로 떨어지기 시작을 하고 있다. 그런 빙장엔 사고의 위험이 높아 우리들은 빙벽을 중단했다. 그래서 걱정이 된다. 설악산이 이 정도니 더 남쪽은…? 금년 빙벽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