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맞아 조르고 조르는 꼬마들과 새해를 맞아 모처럼 쉴 기회를 얻은 이주노동자들의 닦달에 큰 맘 먹고, 운전사 노릇을 하기로 작정하고 스케이트장으로 향했습니다. 목적지는 경기도 오산시청 앞, 야외 스케이트장.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찬바람을 동반한 야외 스케이트장의 밤 공기는 두텁게 입는다고 입은 사람들조차 어깨를 움츠리게 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정작 스케이트장에 도착하자, 기를 죽이는 추위와 함께 스케이트화라고는 신어 보지 않았다고 주눅 든 친구들을 “이왕 온 거 한 번 신나게 놀라”고 다독거려야 했습니다. 다행히 마침 도착한 시간이 스케이트장 바닥을 다듬는 시간이라, 저녁으로 간단하게 라면과 떡볶기로 속을 채우고 나자, 다들 든든한 배에 용기를 얻었는지 건네주는 스케이트화를 마다하는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이, 생짜배기 초보들이 과감하게 스케이트장에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그 다음은요? 넘어지고 쓰러지고 와당탕 넘어져도 환하게 다시 일어나며, 비록 서툴다 해도 다시 한 번 한 발을 내딛으며, 누군가를 기대야 한다면 잠시 기대며, 콧물이 날만큼 시린 추위도 함께 녹이며, 환하게 웃을 수 있었던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넘어져서 손목이 아픈 사람도 있었고, 손바닥에 멍이 든 사람도 있었지만, 다음에는 스키를 경험해 보고 싶다는 요구를 들으며 돌아오는 길이 여간 즐거운 게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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