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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내린 담양 관방제림. 동화 속 풍경 같다.
눈 내린 담양 관방제림. 동화 속 풍경 같다. ⓒ 이돈삼

 

30일 호남지역에 많은 눈이 내렸다. 하루 동안 내린 눈이 광주에 20㎝, 담양에 13㎝ 내렸다고 한다. 게다가 앞으로 내릴 눈의 양도 만만치 않다는 예보다. 올 겨울 들어 내린 첫눈인데도 사실상 폭설에 가까웠다. 덕분에 산도, 들도 온통 하얀 옷으로 갈아입었다. 창 밖으로 보이는 경물도 마치 동화 속 풍경을 연상시킨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인 전라남도 담양에 있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에도 눈이 수북하게 쌓였다. 설경이 이국적이다. 이 길은 여름에는 짙푸른 녹음(綠陰)으로 터널을 이루고, 가을엔 붉은 단풍숲으로 변한다. 이 길을 거닐며 데이트를 즐기려는 연인들이 부러 찾는 이유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 담양군 담양읍에서 금성면에 이르는 총연장 6.5㎞ 구간을 일컫는다. 길 양 옆으로 수령 30여년이 넘는 메타세쿼이아 나무 1500여 그루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남산리 종대 삼거리와 학동교까지의 구간에 이르러 그 절정을 이룬다.

 

 눈 내린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 이국적인 풍경이다.
눈 내린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 이국적인 풍경이다. ⓒ 이돈삼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배경으로 드넓게 펼쳐진 눈밭에서 슬비와 예슬이가 눈사람을 만들기 위해 눈을 뭉치고 있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배경으로 드넓게 펼쳐진 눈밭에서 슬비와 예슬이가 눈사람을 만들기 위해 눈을 뭉치고 있다. ⓒ 이돈삼

 

이 길을 처음 본 사람들은 아름다운 풍광에 ‘쩍’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멀리서 보면 장난감 나라의 꼬마열차 같다. 길 가운데서 바라보면 흡사 근위병들이 질서 있게 사열하는 모습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습생 수종인 메타세쿼이아는 길가의 논 배수로에서 양분을 빨아먹으면서 급격하게 자란다고 한다. 담양의 명물이 된 지 오래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담양의 경물이 관방제림(官防堤林)이다. 이곳도 내린 눈으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뽐내고 있다. 앙상하기만한 나뭇가지도 흰 솜옷을 입은 듯 온화하다. 언제나 아름다운 곳이지만 설경은 눈이 부실 정도다.


관방제림은 담양군 담양읍 남산리에서 대전면 강의리까지 이어지는 장장 6㎞에 이르는 숲길을 일컫는다. 특히 담양읍을 가로지르는 담양천을 따라 이뤄진 이 길에는 300년이 족히 됐음직한 아름드리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이 숲은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전체 대상을 차지할 정도로 이름이 나 있다.


200년이 넘은 팽나무와 느티나무, 이팝나무, 엄나무, 개서어나무 등 170여 그루가 2㎞에 걸쳐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 풍치림 가운데서도 원형이 가장 잘 보전돼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천연기념물 366호로 지정돼 있다.

 

 관방제림 숲길을 따라 난 산책로와 벤치에도 눈이 수북하게 쌓였다.
관방제림 숲길을 따라 난 산책로와 벤치에도 눈이 수북하게 쌓였다. ⓒ 이돈삼
 사철 아름다운 관방제림이지만 하얀 눈이 내린 겨울풍경은 환상적이다.
사철 아름다운 관방제림이지만 하얀 눈이 내린 겨울풍경은 환상적이다. ⓒ 이돈삼

 

나무를 따라 걷는 산책로가 잘 다듬어져 있다. 벤치와 파고라 등도 놓여 있어 계절에 관계없이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봄에는 신록이 우거져 산림욕 장소로, 여름엔 주민들의 피서지로, 가을엔 만추를 만끽할 수 있는 단풍길로 인기를 얻고 있다.


눈 덮인 가로수 길과 숲길을 그냥 한 번 걷는 것만으로도 금세 행복해진다. 동행한 큰딸 슬비와 작은딸 예슬이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신나는 표정이다. 드넓은 눈밭에서 눈싸움을 하고 눈사람도 만들며 마냥 즐거워한다. 마치 동화 속 풍경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관방제림의 설경은 눈이 부실 정도다. 슬비와 예슬이가 수북하게 쌓인 눈 사이로 난 계단을 따라 내려오고 있다.
관방제림의 설경은 눈이 부실 정도다. 슬비와 예슬이가 수북하게 쌓인 눈 사이로 난 계단을 따라 내려오고 있다. ⓒ 이돈삼
 관방제림을 따라 흐르는 담양천변에도 눈이 수북하게 내렸다.
관방제림을 따라 흐르는 담양천변에도 눈이 수북하게 내렸다. ⓒ 이돈삼
 사철 연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담양. 눈 내리는 겨울에도 데이트를 즐기려는 연인들이 자주 찾는다.
사철 연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담양. 눈 내리는 겨울에도 데이트를 즐기려는 연인들이 자주 찾는다. ⓒ 이돈삼

#담양#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관방제림#슬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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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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