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하나의 예외 .. 아보지의 경우가 하나의 예외일 거라고 생각한다 .. <오다 마코토/양선하 옮김-오모니>(현암사,1992) 43쪽 ‘예외(例外)’라는 말을 그냥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르다-남다르다-뜻밖’ 같은 말을 그때그때 알맞게 써 주면 훨씬 좋습니다. ┌ 하나의 예외일 거라고 │ │→ 한 가지 예외일 거라고 │→ 조금은 다를 거라고 │→ 어쩌면 다를 거라고 └ … 보기글에서는 ‘하나의’가 군말입니다. 보기글이 짧긴 하지만 통째로 조금 다듬어 본다면 “아보지가 바로 예외일 거라고 생각한다”처럼 쓸 수 있어요. 먼저 이렇게 다듬어 놓은 뒤 ‘예외’를 걸러내 주면 좋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말을 풀 때가 더 좋고 단출한지, 누구나 알아듣고 나누기 좋은 말이 어떤 모습인지 또렷하게 드러나고 느낄 수 있지 싶습니다. ㄴ. 또 하나의 학교 .. 화천 3ㆍ8 오일장은 우리에게 아주 소중한 또 하나의 학교이기도 하다 .. <김용희-선이골 외딴집 일곱 식구 이야기>(샨티,2004) 87쪽 삼성이라는 회사에서는 “또 하나의 가족”이라는 글귀를 내걸며 회사 느낌을 좋게 하고 있습니다. 어느 회사이든 이런 광고글을 만들곤 하는데, 삼성도 그렇고 다른 곳도 그렇고 우리 말을 깨끗하거나 알맞게 쓰고 있지 않습니다. 회사 느낌을 사람들한테 좋게 보여주고 싶다면, 자신들이 쓰는 말도 한결 ‘좋은 말’, ‘깨끗한 말’을 써야지 싶은데. ┌ 또 하나의 학교이기도 하다 │→ 또 다른 학교이기도 하다 │→ 또 하나 있는 학교이기도 하다 │ ├ 또 하나의 가족 │→ 또 다른 식구 │→ 또 하나 있는 식구 └ … “또 하나의 가족”이나 “또 하나의 학교”는 같은 꼴입니다. 둘 모두 ‘다른’이나 ‘하나 있는’으로 고쳐 주면 알맞습니다. 때로는 “하나 더 있는”을 쓸 수 있어요. 그러나 얄궂게 쓰는 말투를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자꾸 듣게 되면서, 우리들 말씀씀이는 얄궂은 말투에 길들고 잘못된 말투에 옴팡 젖어듭니다. ㄷ. 하나의 방향으로 .. 우리는 여기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하나의 방향으로 결론짓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 동인시집 <반시>(열쇠) 6집(1981) 106쪽 “각자(各者)의 이야기”는 “다 다른 이야기”로 손보면 어떨까요. ‘방향(方向)’은 ‘쪽’으로 손볼 수 있고,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는 “말아야겠습니다”나 “않으면 좋겠습니다”로 손봅니다. ┌ 하나의 방향으로 결론짓는 │ │→ 한 가지로 결론짓는 │→ 한 방향으로 이끄는 │→ 한쪽으로 몰고 가는 └ … 저는 ‘결론(結論)짓는’도 다듬고 싶지만, 이 낱말을 쓰고 싶다면, “한 가지로 결론짓는”이나 “한쪽으로 결론짓는”쯤으로 다듬어도 좋습니다. ‘결론짓는’을 다듬는다면, “한쪽으로 이끄는”이나 “한쪽으로 모는”쯤으로 고쳐쓸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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