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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토요일 저녁, 시청자를 즐겁게 해주는 MBC '무한도전'과 SBS '라인업'.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은 만큼 매번 방송이 끝난 후면 많은 말들을 쏟아내는 두 프로그램이지만, 특히나 이번 15일 방송분을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다.

 

이번 주 무한도전은 '2008년 달력만들기'라는 주제로, 라인업은 태안 앞바다 기름제거 봉사활동을 주제로 각각 다른 재미를 주었다. 특히 국민의 관심인 기름유출사건을 다룬 라인업에 대한 칭찬이 많았는데, 그 칭찬이 무한도전에게도 기름제거 작업을 하라는 요구로 확대되었다.

 

사실 라인업은 프로그램 시작부터 무한도전을 의식했지만 그동안 시청률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무한도전이 2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라인업은 한자리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8일 무한도전은 스포츠댄스 특집을 해 28.5%(TNS 미디어 코리아 집계)라는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날 라인업은 7.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런데 15일 방송에서 무한도전은 시청률 24.5%로 소폭 하락한데 반해 라인업은 3.1% 상승한 10.2%의 시청률을 나타냈다. 라인업은 평소보다 선전했고, 무한도전은 평소 시청률로 돌아오며 약간 빠지게 된 것이다. 

 

시청자 소감을 보면 시청자들은 라인업의 시청률 상승 요인을 봉사활동이라는 진정성과 감동에서 찾는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웃음에 초점을 둔 무한도전은 어려운 현실에 무관심하다는 비난 아닌 비난을 받게 되었다.

 

급기야 라인업이 행한 봉사활동에 감동을 받은 일부 시청자들(혹은 일반 보통의 무한도전 시청자들)이 무한도전 제작진에 기름제거 봉사활동 특집을 제안했고, 일부 매체가 이 소식을 보도하기까지에 이르렀다. 무한도전은 시청률이 높기 때문에 무한도전에서 특집을 할 경우 기름유출 사태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될 것이라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오락프로그램이 꼭 사회의식을 가져야 하나

 

물론 라인업이 행한 봉사활동은 시청률 의식 여부를 떠나서 충분히 인정받고 모범이 될 만하다. 그렇다고 무한도전에 그것을 꼭 강요해야 하나? 오락프로그램은 시청자의 즐거움을 최우선으로 추구해야 한다. 무한도전이 기름제거 봉사활동을 기획, 제작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시청자들은 라인업-무한도전 이렇게 2주동안 비슷한 장면을 볼 수 밖에 없다. 이것은 시청자의 방송의 선택권이나 즐거움을 뺏는 일이다.

 

그러니까 무한도전에 그것을 강요하지는 말자. 모든 오락 프로그램들이 똑같이 기름제거를 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닌가? 사회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모든 오락 프로그램들이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기적에 가까울만큼, 전세계가 놀랄 만큼 기름제거 작업에 대한 국민의 성원이 뜨겁다.

 

무한도전의 영향력에 비춰 봉사활동을 바라는 그런 요구를 하기보다는, 아주 잠깐이었고 농담이었지만 박명수가 BBK를 언급한 장면을 방송에 내보낸 무한도전을 칭찬해주고 용기있는 행동이라 격려해주는 것은 어떨지 그런 짧은 생각을 던져본다.


#무한도전#라인업#시청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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