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운하는 경운기보다 느리다."'경부운하 저지 국민행동'(부산본부)은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경부운하 건설을 통해 수질개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 위해 지난 6월 22일 방문했던 낙동강 하구에 경운기를 몰고 찾아가 'NO 경악운하'를 외쳤다.
국민행동은 23일 오후 4시경 낙동강 하구 염막지구를 찾았다. 이들은 경운기 7대를 트럭에 싣고 와 이 가운데 2대를 길에 내려 현수막을 단 채 낙동강까지 구호를 외치며 몰고 갔다. 낙동강 하구에서 경부운하 항의시위를 벌인 것이다.
국민행동은 이날 오전 부산 수영구 남천동 소재 한나라당 부산시당 앞에서 '경부운하 저지 경운기 퍼레이드 출정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청으로 향했다. 당초 경운기 7대를 몰고 수영로를 따라 갈 예정이었으나 선관위와 경찰이 막았다.
이들은 "이명박 후보는 물류 흐름을 위해 경부운하를 건설하겠다고 했지만, 운하를 건설할 경우 물류 속도는 경운기보다 더 느리다"면서 상징적인 의미에서 경운기를 몰고 부산시내를 관통하려고 한 것.
경찰과 선관위는 시설물과 인쇄물을 설치할 경우 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국민행동은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기 위해 '경부운하' 대신에 '경악운하'라 불렀다.
국민행동은 경운기를 트럭에 싣고 수영로를 통과한 뒤 부산시청 입구에서 경찰에 제지당했다. 이들은 부산시청 앞에서 트럭 2대를 세워놓고 기자회견을 다시 열었다. 뒤이어 경찰은 더 이상 트럭을 이동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행동은 경운기가 실린 트럭을 몰고 낙동강 하구 염막지구를 찾았다. 이곳은 지난 6월 22일 이명박 후보가 찾아 낙동강 하구의 퇴적층을 삽으로 뜨면서 경부운하가 건설될 경우 수질도 개선될 수 있다고 강조했던 장소였다.
국민행동은 현수막을 설치하고 구호를 외치면서 500m 가량 경운기를 몰고 들어갔다. 김상화 낙동강네트워크 대표와 이성근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등 회원 20여명은 낙동강을 뒤로 한 채 구호를 외쳤다.
국민행동은 당초 부산시청을 거쳐 부산 동래구 소재 박승환 의원 사무실 앞과 부산대 앞에 들러 간단한 집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무산되었다.
이날 낙동강 하구에서 만난 부산선관위 관계자는 "국민행동 관계자들도 선거법을 지키고 공명선거 의지에 협조한 측면이 있었다. 선거법에 저촉되는지 여부는 오늘 체증한 자료를 분석한 뒤 판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