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올해 첫눈이 내린 날(19일), (사)한국해외봉사단원연합회(KOVA)에 멀리 페루로부터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페루에서 해외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오은영씨로부터 지난 5월부터 진행해 왔던 작은 도서관 개관식을 가졌다는 연락이 온 것이었다.
▲희망 주인공들희망 도서관 공부방에서 공부하는 아이들, 표정이 밝은 것이 선생님과의 친밀감을 말해 주는 듯하다. ⓒ 오은영
2006년 12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통해 해외봉사활동을 떠났던 오은영씨를 비롯한 세 명의 단원들은 해외봉사활동 기간 중, 지난 5월 페루의 빈민지역인 히까마르까(Jicamarca)에 위치한 보건소에 작은 도서관을 짓기로 마음먹었다.
봉사단원들이 작은 도서관 개관을 준비하게 된 이유는, 한인 교포들이 현지에서 자생적으로 만든 NGO인 HAPECO이 지원하여 세워진 보건소에서 공부방을 운영하면서부터였다고 한다.
온 동네를 둘러보아도 제대로 된 건물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고, 모래투성인 길거리에서 노는 아이들에게 책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해 주고 싶어 의기투합한 오은영, 전현태, 소은미 세 사람은 10월 말을 목표로 하고 개관을 준비해 왔었다.
그 과정에 도서관 바닥 공사 같은 경우는 경비를 절약하기 위해 현지 교민으로부터 바닥재를 기증받아 직접 시공하기도 했다고 한다.
처음 바닥재를 기증받을 때 기증자로부터 “깔기 쉬우니 2-3시간만 하면 끝난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정작 바닥 시공을 했던 이들은 7시간 넘는 작업을 하고도 겨우 3분의 1을 할 수 있었다며, 그간의 일들을 털어놓았다.
▲아마추어의 바닥공사전문가가 2-3시간 걸릴 바닥공사를 사흘을 꼬박 투자해야 했지만, 공사 기간 내내 행복했다는 해외봉사단원들 ⓒ 오은영
결국 이들은 지난 17일 드디어 히까마르까의 작은 도서관 개관식을 하였다. 개관식에는 한인 NGO 단체인 HAPECO 회원들과 KOICA 페루 식구들, 현지 아이들 약 40여 명과 함께 했다. 개관식에서 이들은 도서관 이름을 ‘희망 도서관’으로 지으며 그간의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동화책이라고는 본 적이 없었던 아이들에게 요즘 새로 나온 다양한 방식의 책들은 마냥 신기하기만 했나 봅니다. 또한 나름 신경 써서 저희 3명이 함께 준비한 도서관 공간은 그냥 모랫바닥에서 지내던 아이들에게 정말 안락한가 봅니다.”
▲희망 도서관의 아이들희망 도서관에서 동화책을 읽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 ⓒ 오은영
“기대했던 것보다 아이들이 많이 행복해 했습니다. 페루에서 봉사한 저의 모든 시간 중에서 가장 뭉클~하기도 한 순간이었습니다.”“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시작이 반이니 이제부터 더 채워나가면 되겠죠.”희망 도서관,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읽어나갈 책 속의 여러 세계와 문화 그리고 그 경험 속에서 도서관을 찾는 아이들이 조금씩 감사한 마음도,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도 배워나가며, 희망을 키워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책읽는 소녀들희망 도서관 바닥에서 책읽는 소녀들-모래투성이 길거리에서 놀던 아이들의 손에 책이 들렸듯, 이 아이들의 삶에 희망이 들리길 기대해 본다. ⓒ 오은영
덧붙이는 글 | 희망 도서관 도서 마련을 위한 기금 후원을 원하는 단체나 개인은 http://happylog.naver.com/kova/H000000005665에서 후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