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이 지고 작은 자신의 몸뚱아리 하나 썩어갈 공간을 찾지 못한 도시의 낙옆들이 아스팔트와 시멘트 바닥을 정처없이 방황합니다. 어느 이름 모를 미화원의 빗자루에 쓸려 자루에 담기고 자신이 떨어져 나온 고향과도 같은 나무를 멀리한 채 사라져 갈 것입니다. 어느사이 그 낙옆은 내가 되고, 너가 되고, 우리가 됩니다. 내 자리 하나 차지하지 못하고 이리 저리 떠돌 내 모습이 됩니다. 그러나 이제 곧 잎에서 낙옆으로 바뀔 누런 잎들이 달려있는 목련나무에서 그 간신히 매달려있는 누런 잎들 사이에서 "목련의 눈"을 보았습니다. 그 눈은 앞으로 4개월간 추위와 눈과 때론 비와 서리와 싸워가며 봄을 기다릴 것입니다. 목련의 눈이 바로 봄의 희망임을
그러고보면 "봄"이 희망이라는 것은 거짓이란 생각도 듭니다. 바로 겨울을 견뎌내는 세상의 힘없는 것들이 봄의 희망이지 않을까요? "목련의 눈"이 봄의 희망이지 않을까요? 희망이란 그럼 먼 데 있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바로 현재 시련과 고난을 겪고 있지만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이겨내는 내가, 너가, 우리가 바로 희망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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