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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문명과 지식의 진화사> 겉표지
 <책, 문명과 지식의 진화사> 겉표지
ⓒ 플래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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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책'이라는 형태가 나타난 것은 언제일까? '책 읽는 것'이 '위험'하다고 평가받은 적도 있다는데 언제부터 책이 대중화된 것일까? 책의 주제가 다양해진 것은 또 언제일까?

인간에게 가장 친숙한 물건 중 하나가 '책'이다. 그럼에도 책의 역사에 대해서는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시대에 따라 단편적인 지식으로 알려졌을 뿐이다. 그래서인가. 니콜 하워드의 <책, 문명과 지식의 진화사>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일종의 책의 전기라고 할 수 있으며 또한 한 권에 담을 수 있는, 책의 거의 모든 역사를 다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 문명과 지식의 진화사>는 책의 역사를 살펴보는 첫걸음으로 '책의 조상'을 찾고 있다. 책의 조상은 누구인가? 인쇄기가 등장하기 이전의 세대로 파피루스와 양피지가 주름잡던 시대다. 지금이야 종이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겠지만, 옛사람들은 종이라는 것을 몰랐다. 그래서 파피루스에 기록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하면 초라해 보이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그것들은 잘만 연결시키면 15미터에서 30미터에 이르는 문자판을 만들 수 있었다. 내구성 또한 좋아서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두루마리도 있다. 하지만 파피루스만 갖고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너무나 제한적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체물을 찾기 시작한다. 양피지와 송아지 가죽 등이 등장한 것도 이때부터다.

서구에서 이렇게 하고 있는 사이, 중국에서 종이가 만들어진다. 종이의 등장은 혁신적이었다. 이슬람과 유럽은 물론 동아시아 일대에 '변화'를 일으켰다. 종이가 만들어지면서 사람들은 좀 더 많은 욕심을 원한다. 종이가 좀 더 예뻐 보이게 하는 기술 등을 원하게 된 것이다. 글자에 개성을 불어넣는 '서체'에 대한 고민 등이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가장 큰 열망은 책을 좀 더 쉽게, 빠르고 만드는 것이었다. 바야흐로 지금 우리가 책이라고 하는 것이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그리하여 중세에 접어들어 인쇄기가 등장한다. 식자공, 잉크공, 인쇄공, 제본공 등 전문적인 일꾼들도 나타난다. <책, 문명과 지식의 진화사>는 이 당시를 '유아기에 접어든 책'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청년기'는 어느 때일까? 저자는 루터의 종교개혁이 벌어지던 16세기를 의미하고 있다.

종교개혁이 벌어지던 때는, 격변의 시기였다. 경제발전이 되면서 사회는 더 "능률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원하고 있었다. 시민의식이 성장하면서 사람들은 다양한 소재를 요구했다. 다양한 정보에 접근하고자 하는 대중의 욕구가 폭발적으로 커지던 추세였다. 종교개혁은 그것에 불을 지폈다. 과거에 비해 책은 빠른 속도로 만들어졌고,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곳까지 전파됐다.

다루는 주제가 넓어진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교회가 면죄부를 찍어대며 권력을 남용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이 인쇄술이었다. 그런데 '개혁'의 도구가 되고 만다. 저자의 말처럼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쨌거나 이때 책이 없었다면, 개혁이라는 것은 대중적으로 퍼지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책이 있어, 가능했던 것이고 그것에 탄력을 받아 책은 더욱더 발전하게 된다.

저자는 이어서 성인이 되고, 성숙해진 책을 살펴본 뒤에 미래의 책까지 예측해보고 있는데 그 자료가 풍부하다. 책의 거의 모든 역사를 말한다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저자가 준비를 착실하게 한 까닭일 것이다. 책이 어떻게 발전했고 그것이 인류의 문명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미래의 책은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그 답이 이 책에 있다.


책, 문명과 지식의 진화사 - 파피루스에서 e-북, 그리고 그 이후

니콜 하워드 지음, 송대범 옮김, 플래닛미디어(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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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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