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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자습 안한 사람 나오세요."


우민이와 성민이가 앞으로 나왔다. 성민이는 아침에 늦게 오니, 이해가 된다. 그런데 우민이는 아니다. 학교에 제일 먼저 등교하는 어린이다. 그리고 이때까지 아침자습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런데 아침자습을 안했다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당연 눈이 동그래질 수밖에 없다. 다시 되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청소를 하고 싶어서 그랬대요?"
"뭐라고?"

 

아침 자습을 하지 않은 어린이에게는 교실 청소를 간단하게 시키고 있었다. 그런데 아침 자습을 언제나 하는 우민이는 그럴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아침자습을 안한 것이다. 직접 물으니, 웃기만 하고 있다. 난감하였다. 이럴 때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이었다. 아이의 구체적인 생각을 알고 싶은데, 아무 대답이 없다. 당혹스럽기만 하다.

 

동기 유발을 시키기 위한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긍정적인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부정적인 방법이다. 칭찬이나 상 그리고 스티커를 활용하는 방법은 긍정적인 방법이다. 벌을 주는 것은 부정적인 방법이다. 교육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긍정적인 방법이 부정적인 방법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다.

 

아이의 행동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간단하게 청소를 시키는 일이 벌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점을 생각할 수 있었다. 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에게 벌이 얼마나 효과적인 것인지 되새겨봤다. 벌이 동기 유발에 아무런 작용을 하지 못한 것은 분명한 일이었다.

 

청소하는 일이 결코 하고 싶은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아침자습을 하지 않음으로 인해 청소하는 친구들 모습에 호기심을 가진 것은 분명하다. 자신도 해보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는 말이다. 청소를 함으로써 교실이 깨끗해지고 환경을 나아진다는 점을 주목한 것은 아닐까? 우민이의 엉뚱한 생각이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

 

엉뚱한 생각이 존중되고 장려되면 창의성으로 이어진다. 창의성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정상적인 것을 벗어날 때 새로운 것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질서를 그대로 지키는 상황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를 파괴할 때 새로운 생각은 움튼다는 것이다.

 

교육 현장이나 학부모님들 생각은 기존 질서에 꽉 얽매어 있다. 학교의 기능이 사회 체제를 지키는 기능을 맡기 때문에 교육 방향이 그렇게 향할 수밖에 없다. 기존 문화를 지키면서 발전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사회 질서는 그렇게 함으로써 유지되고 전통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민이의 엉뚱한 생각을 통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교육 방향이 창의성 신장에 맞추어져야 한다. 기존 질서를 유지 발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래 성장 능력을 기르는 일이다. 무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창의성이 바로 미래 발전 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민이의 엉뚱한 생각과 실천을 높이 사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창의성이 커지는 것을 깨닫게 됐다. 가르치면서 배운다고 하였던가? 우민이의 엉뚱한 생각을 통해서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었다.

덧붙이는 글 | 사진은 전북 무주에서


#청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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