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남북정상회담 둘째날인 3일 남북 경제협력을 위한 경제인들의 만남도 진행됐다. 경제인들은 남북 경협의 보다 실질적 진전을 위한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투자 확대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을 두고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주요 기업인들이 참석한 자리에선 북쪽 대표단이 "통 크게 사업을 추진해달라"고 요구했고, 남쪽에선 "자유로운 통행과 통신 보장"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몽구 "북엔 풍부한 인력과 자원이…"

 

우선 이날 오전 평양인민문화궁전 111호 회의실에선 남한쪽 대기업 총수 6명이 참석한 남북 경제인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엔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을 비롯해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 그룹 대표와 이구택 포스코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6명이 참석했다.

 

북한쪽에선 한봉춘 내각 참사를 단장으로 장우영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장, 민족경제협력위원회(민경협) 소속의 조현주 책임참사, 리철 참사, 한인덕 참사, 계봉길 연구원 등 모두 6명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북한엔 풍부한 인력과 천연자원이 있다"며 "서로 장점을 살리고 서로 부족한 점은 노력해서 좋은 성과를 이뤄내야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쪽의 리철 참사는 "우리 민족의 새 시대를 여는 이때 경제인의 평양 방문은 실로 의미가 있다"면서 "민족 공동번영을 위해 좀 더 합심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날 회의는 1시간여 동안 진행됐으며, 북한쪽에선 남북경협의 수준이 한 차원 더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쪽은 특히 현재 1차 산업과 임가공 중심의 경제협력을 보다 생산적인 투자협력 단계로 올려야 한다는 점과 민족의 공동번영과 이익을 고려해 투자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쪽 "통 크게 사업을 추진해 달라"

 

또 이날 회담자리에서 북쪽의 한 대표는 회의에서 기업 총수들에게 "통크게 사업을 추진해 주길 바란다"면서 남쪽 기업의 전향적인 대북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남한쪽 기업인들은 대북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 북한의 법적, 제도적인 장치와 투자 환경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남북간 자유로운 통행 보장과 함께 통신선 확충, 남북간 투자 보장합의서의 실질적인 이행 등의 문제가 해소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또 남쪽 대표단은 북쪽에서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도 밝혔다. 북한에 투자해 생산된 제품 상당수가 제3국으로 수출되는 상황에서 국제적인 기준과 절차를 따를 수 밖에 없다는 점도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날 오전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선 경제분야의 업종별 대표 간담회도 열렸다. 이 자리에선 남쪽의 경세호 섬유산업연합회장과 북쪽의 차선모 육해운성 참조장 등을 단장으로 남북 기업인 20여명이 참석했다.

 

업종별 남북 기업인 간담회... "허심탄회하게 얘기 해보자"

 

차선모 북쪽 단장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눠보자"고 한 뒤 "북남 경제협력을 민족중시 원칙에서 출발,협력의 방식을 개선하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새로운 계획을 가지고 오신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계획이나 희망보다는 실천과 행동으로 결과를 거둘 때가 된 것 같다. 우리민족끼리의 정신을 받들어 많은 진전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남쪽단장인 경세호 회장은 기조발언에서 "남북 경협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을 도모하면서 한 단계 높은 발전을 도모해 나가야 한다"며 "남북 경제는 각기 비교 우위의 경제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이들을 효율적으로 결합할 때 많은 성과가 있다는 것이 개성공단과 위탁가공의 사례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 회장은 이어 "남북경제는 상호보완적 구조를 형성하며 남측의 투자와 북측의 경제발전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때 지속적으로 동반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 상생의 협력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남측의 기업이 마음놓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 회장은 이를 위한 조건으로 ▲우선 남북간 편리하고 자유로운 통행의 보장 ▲남북간 통신선 확충과 자유로운 이용 ▲남북간에 이미 체결돼 발효시킨 투자보장 합의서와 상사분쟁 해결에 관한 합의서의 실질적 이행을 제시했다.

 

"통행·통신·통관 해결 시급하다"-"협력수준 올라가면 해결될 것"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도 "개성공단이 동북아의 중심공단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통행·통신·통관 등 '3통'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중국 개방의 상징인 심천공단을 모델 삼아 24시간, 365일 자유롭게 통행이 가능해야만 국제적인 공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개성공단 통신용량도 현재 653회선에 불과한 실정이며, 남측과의 업무연락을 위해 이메일과 휴대폰 사용이 허용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또 남쪽 기업이 근로자를 자율적으로 배치하고 작업 지시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등 자율적 노무관리 보장과 임금직불제의 조기 실현도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북쪽의 주동찬 중앙특구개발 총국장은 "지하자원 개발과 경공업 협력이 보다 확대돼야 한다"며 "(남북간) 협력수준이 올라가면 (3통 문제 등) 그러한 문제들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날 간담회에 북측에서는 차 단장외에 주동찬 중앙특구개발 총국장, 박정성 철도성 국장, 량문범 건설건재공업성 국장, 김성일 전력공업성 국장, 류영수 수산성 국장, 김영철 무역은행 국장, 김병오 경공업성 국장, 최인철 민화협 참사, 리경철 민경협 참사 등 10명이 참석했다.


#정상회담#남북경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