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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언서판(身言書判)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이는 중국 당나라 시대 관직을 줄 때 인물을 선택하는 기준이 되는 네 가지를 지칭하는 것으로 신(身)은 외모, 언(言)은 말씨, 서(書)는 문장, 판(判)은 판단력을 의미한다.

예전 동양의 샤먼이나 점성술사들은 얼굴의 생김새만으로 그 사람이 왕후장상이 될 것인지, 노력해도 곤궁한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으로 머물 것인지를 점쳤다고 한다. 이른 바 관상(觀相)이다.

이는 이미 오래 전부터 사람을 가려뽑을 때 외모 즉, 얼굴을 적지 않게 반영했다는 이야기로도 해석할 수 있다. 물론, 그 사람의 외양이나 얼굴 생김새가 내면과 세세한 마음씀씀이까지 담아내지는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상대방의 얼굴이 풍기는 이미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잘 생기거나 아름다운 사람에 대한 칭찬에 인색하지 않다. "면접에선 첫인상이 가장 중요하다고 해서 성형수술을 했다"는 사회 초년생의 고백이 21세기에도 엄존하는 것이다.

여기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8명의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2007년 대통령선거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칠 세력 중 하나'로 주목받는 네티즌과 빈번히 만나는 공간인 인터넷 포털사이트.

하루에 적게는 수백 만에서 많게는 수천만 명까지 드나드는 거대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 야후의 검색어창에 이들의 이름을 입력하고 엔터키를 누르니 동일한 사이즈의 각기 다른 사진이 떠오른다. 아래는 3개의 포털사이트를 통해 확인한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 여덟 명의 '얼굴'이다.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쭉 한번 살펴보자. 여러분들이 보기엔 누가 대통령의 관상을 지닌 것 같은가?

[네이버] 대부분 웃는 모습, 조순형 후보는 단호한 표정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실린 대통령 후보군의 사진. 좌측 위로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명박, 정동영, 이해찬, 손학규, 문국현, 조순형, 이인제, 권영길 후보.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실린 대통령 후보군의 사진. 좌측 위로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명박, 정동영, 이해찬, 손학규, 문국현, 조순형, 이인제, 권영길 후보. ⓒ


네이버에 떠오른 사진에선 대부분의 대통령 후보가 웃고 있다. 바라보는 사람을 편하게 해준다. 이명박·문국현 후보가 살짝 미소를 띠었다면, 정동영·이해찬·손학규 후보는 '활짝' 웃고 있다. 파안대소다.

다만, 조순형 후보만이 평소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원칙주의자다운 단호한 표정이다. 엄격한 판관 같은 인상이 신뢰를 준다고 평가할 네티즌도 있을 것 같다.

넥타이 색깔도 각양각색이다. 손학규 후보의 푸른색 컬러와 이인제의 후보의 붉은색 넥타이가 대조를 이룬다. 대통령 후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넥타이 색깔은 노란색인 듯 하다. 이명박·권영길·문국현 후보 3명이 모두 노란색 계통의 넥타이를 매고 있다.

[다음] 또 웃는 그들, 그러나 각기 다른 웃음의 빛깔

 포털사이트 다음에 실린 대선 후보군 사진.
포털사이트 다음에 실린 대선 후보군 사진. ⓒ


다음에 실린 사진 역시 네이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여기서도 후보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웃고 있다.

정동영 후보는 무언가 새롭고 즐거운 것을 앞에 두고 보는 양 입과 함께 눈까지 환히 웃고 있는데 그 모습이 소년 같다. 손학규 후보의 미소는 "안동 하회탈을 닮았다"는 이야기가 나올 법하게 친근해 보인다.

평소 "쌀쌀맞고 냉정하다"는 이야기를 적지 않게 듣는 이해찬 후보도 사진에서는 격의 없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웃음을 띄고 있다. '사진 한 장'이 이미지 쇄신의 요긴한 수단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인제·문국현 후보의 사람좋아 보이는 웃음도 여일하다.

권영길·조순형 후보는 웃을 듯 말 듯한 표정. 사진을 찍는 짧은 순간에도 '나라 걱정'을 하고 있는 그들의 내면이 반영된 것일까? 물론 웃고 있는 후보들이라고 해서 나름의 우국충정이야 다를 바 있겠는가.

[야후] 이명박·정동영·권영길, 모두 다른 사진... 손학규·문국현은 같은 사진

 포털사이트 야후에 실린 대선 후보군 사진.
포털사이트 야후에 실린 대선 후보군 사진. ⓒ


'만면에 웃음 가득'은 야후에까지 쭉 이어진다. 후보들의 얼굴 뒤편 배경 색채도 각각 다른데, 이명박·정동영·이해찬·조순형 후보의 경우엔 푸른색 계통이고, 손학규 후보는 하얀색, 권영길 후보는 짙은 갈색, 이인제 후보는 녹색, 문국현 후보는 검정색 계열의 컬러다.

이명박, 정동영, 권영길 후보는 네이버·다음·야후에 각각 다른 사진이 올라있다. 반면 손학규·문국현 후보는 3장 모두 같은 옷과 같은 표정의 동일한 사진이 게재돼 있다.


#대선후보#사진#포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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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신라 여자> <아름다운 서약 풍류도와 화랑> <천년왕국 신라 서라벌의 보물들>등의 저자. 경북매일 특집기획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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