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2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시기와 형식 모두 문제라고 비판한 조순형 민주당 의원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 23일 동교동 자택에서 정세균 전 의장 등 열린우리당 전직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다.
동교동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날 김 전 대통령은 "범여권 일부 지도자가 햇볕정책과 정상회담을 반대하고 있는데, 이는 50년 민주당의 창당정신에도 어긋나고, 민주당 법통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범여권 인사 중 2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비판적인 인사는 조 의원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김 전 대통령의 비판대상은 조 의원임이 분명해보인다. 조 의원은 2차 정상회담 발표가 나온 직후부터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말에 그것도 회담 장소가 평양이라는 점에 대해 비판해왔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이같은 주장은 한나라당에서 하는 이야기지, 남북관계에서 화해협력 평화정착 노선을 지켜온 민주당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냐"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자신에 대한 조 의원의 비판에 대한 반박 성격도 있다. 범여권통합문제에 대한 김 전 대통령의 계속된 발언에 대해 조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이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도로 우리당 대변인을 자처하는 것 같다", "김 전 대통령은 최근까지 대통합에 대한 방침과 지침을 줬다. 하지만 정치에 개입해선 안된다"고 공격했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대해 동교동측은 "민주당 전체가 그 대상이 아니라 일부 지도자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해, 발언의 대상을 더욱 분명히 했다.
23일 회동자리에서는 민주당에서 대선출마를 선언한 김영환, 김민석 전 의원도 조 의원을 비판했다는 말도 나왔다. 범여권 전체 지지도에서 조 의원이 3위권에 등장한 것이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의 도움에 따른 것이라고 김영환, 김민석 전 의원이 비판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순형 통한 조중동의 DJ비판에 민주당이 명맥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김영환 전 의원은 24일 밤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조중동이 조순형 의원을 빌어, 김 전 대통령과 민주신당을 비판하는 것에 민주당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민주당은 김 전 대통령과 민주신당에 대한 냉소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조 의원을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또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문제제기는 할 수 있지만, 반대는 있을 수 없는 것"이라면서 "대북송금 특검에 찬성하고, 이라크파병에 찬성하고, 국가보안법 폐지에 반대했다는 점에서 조 의원은 한나라당과 큰 차이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민주신당이 통합의 중심이 되는 것에는 단호히 반대하지만,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별차이 없이 보수화하고 있다는 것도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김민석 전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저는 민주당의 특정인사에 대해 평가한 적이 없다"면서 "지역유세에서도 말한 것처럼 민주당이 남북정상회담에 반대하고 대북송금 특검을 찬성하는 한나라당과 공조하는 모습으로 비쳐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