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북도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섬진강은 요즘 시원한 강바람과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며 래프팅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제 철을 맞은 은어들도 강태공들을 유혹하고 있다.
구호에 맞춰 노를 저어 고무보트를 움직이는 래프팅은 섬진강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름풍경이다. 맑은 물살을 가르면서 검은 속살을 드러낸 바위 사이로 보트가 미끄러지듯이 빠져 나간다. 때로는 멈춘 듯이, 때로는 아찔하게….
바위에 걸리고 방향을 잃기도 하지만 물살에 몸을 맡기다 보면 시원한 계곡 부럽지 않다.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이느라 불볕더위를 느낄 틈이 없다.
다른 곳과 달리 강폭이 넓어 급류가 험하지 않아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이 섬진강 래프팅의 특징이다. 지리산의 경관을 깨끗한 물에서 볼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은어떼들이 뛰놀고 있는 섬진강에서는 또 요즘 은어낚시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은어를 잡는 방법은 이른바 ‘친구 낚기’. 낚시 바늘에 살아있는 은어를 미끼로 달아 물에 던져 놓은 뒤 공격해오는 다른 은어를 잡는 방법이다.
자기 영역을 침범하면 저돌적으로 덤벼드는 은어의 습성을 이용한 것. 육질이 좋으면서도 향이 좋고 비린내가 나지 않는 게 이곳 은어의 특질이다.
아름다운 들꽃을 한꺼번에 체험할 수 있는 곳도 있다. 구례군농업기술센터에 있는 3만여㎡(1만평) 규모의 야생화자연학습원이다. 지리산과 섬진강을 축소해 형상화시킨 이곳에는 지리산과 섬진강변에 자라는 들꽃 가운데 예쁜 꽃을 피우는 400여 가지를 심어 놓았다.
원추리, 은방울꽃, 얼레지꽃, 각시풀꽃, 금낭화, 둥굴레, 산작약, 애기똥풀 등등. 라벤더, 스테비아 등 다양한 향기를 뿜어내는 허브식물과 노랑어리연, 수련 등 수생식물 전시포도 배치돼 있다.
유명 압화작가들의 작품이 진짜 꽃처럼 생생한 야생화 압화전시관도 있다. 지리산의 생태를 있는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 압화를 이용한 팔찌와 목걸이, 휴대폰 고리 등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잠자리생태전시관에선 나무와 종이를 이용한 곤충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전시관을 한바퀴 둘러보고 나오면 길가에 피어있는 이름 모를 꽃, 무심코 스쳐버리는 작은 풀잎까지도 아름답게 보인다. 들꽃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도 자연스럽게 생겨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