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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이재은 기자] “직접 수술실에 들어와 보니 의사가 되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해졌어요.”

7월 25일 오전 10시, 부천 순천향대학병원이 소란스러워졌다. 부천시에 거주하는 중학생 30여명이 병원 체험을 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학부모와 함께 병원을 찾은 것이다.

이들은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들로 병원 체험을 통해 앞으로 진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자 이번 체험에 참가했다.

병원에 도착한 학부모들은 먼저 자녀들과 함께 의대 진학과 관련된 강의를 들었다. 대강당에서 진행된 1부 강의, ‘의학이란 무엇인가’, ‘의사가 되는 길’을 듣는 학부모들의 얼굴엔 설렘과 진지함이 가득했다. ‘우리 딸이 의대에 진학할 수 있을까’, ‘우리 아들을 의대에 보내는 건 어떨까’를 골똘히 생각하는 듯했다.

강의 시간엔 잠시 집중력을 잃었던 학생들은 병원 체험 시간이 돌아오자 눈을 반짝였다. 수술실 참관, 심폐소생술 교육, 동물실험, 진단검사의학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등을 돌아보는 동안 여기저기서 ‘꺄악’ 하는 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하고, ‘정말 재미있다’는 탄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동물 실험이 가장 재미있었어요. 생쥐 해부를 했는데 너무 떨리고 흥미진진했죠. 학교에선 오징어 해부 정도가 고작이니까요.”

장래 희망으로 의사와 과학자 모두에 관심이 있다고 말하는 참가자 이모(중2)양은 직접 생쥐를 마취하고 실험하는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동안 온몸이 짜릿했다고 전했다.

순천향대 의대 교수, 레지던트 의사들이 함께 참여한 가운데 동영상을 보며 심폐소생술을 하는 방법도 배웠다. 대상은 비록 마네킹이지만 코를 막고, 고개를 들고 입으로 호흡을 두 번 전달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학생들은 진짜 응급상황에 닥친 것처럼 구슬땀을 흘리며 진지하게 임했다.

이날 병원 체험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는 수술실 참관이었다.

학생들은 ‘진짜 의사 선생님’처럼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수술 두건과 마스크를 쓴 채 산부인과, 내과, 정형외과 수술실을 차례로 돌아봤다.

대장암 수술을 받는 환자의 배에서 대장이 꺼내지자 몇몇 학생은 손으로 눈을 가리고 고개를 돌리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수술 침대 바로 앞으로 다가가는 과감함을 보이기도 했다.

부천 남동중 3학년에 재학 중인 추덕호군은 “실제 진료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수술실에서 의사 선생님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직접 보고 싶었다”며 “그동안 의사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가지고 있었는데 의학 공부를 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감이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중·고등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자신의 진로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진로와 관련된 경험을 해보긴 쉽지 않다. 학교에서 입시 위주의 교과 공부를 주로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 같은 진로 체험 교육은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숨겨진 끼와 개성을 찾는 기회를 줄 수 있다.

순천향대 임훈 응급의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대충 듣는 것 같아도 자신에게 필요한 이야기나 내용들은 놀라울 정도로 잘 기억한다”며 “중고등학생들에게 효과적인 진로 교육은 어려운 의학 용어나 지식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정말 이것이 내 꿈이고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자극과 동기부여”라고 말했다.

이번 순천향대 병원 무료 체험은 병원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 선착순 30명을 대상으로 7월 25~26일 양일간 오전 10시부터 2시까지 실시됐다. 중·고등학생 각 30명과 학부모 60명 등 총 120명이 참여했다.
#여성#우먼#교육#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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