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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누리꾼들을 매도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면서도, 한국인 피랍 관련 기사를 읽으면서 느낀 점은 단 하나, 한국 누리꾼들은 왜 이러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었다.

아프간에서 한국인 21명이 납치되어 한국군 철수를 요구하며 협박을 가하는 탈레반에 대한 기사가 한국인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는 시점에서, 누리꾼들의 타깃은 기독교를 향한다.

무분별한 비난, 개인에 대해, 국가에 대해, 지금까지 가해온 그들의 폭력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스물 한 명의 소중한 목숨이 달려있는 지금도, 그들의 목적은 오로지 기독교에 대한 비난뿐인 것 같다.

기사에 대한 리플은 분명 기사에 대한 자신의 소견을 달 수 있도록, 개인의 의사표현을 존중하는 입장에서 만들어졌을 것이라 생각한다. 종이로 된 신문을 읽으며 수동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던 예전과 달리, 인터넷은 기사의 논리적인 오류나 사실무근한 내용을 신고할 수 있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하지만, 지금 리플의 역할은 상황에 대한 왜곡과 현실에 대한 무차별적인 비난만을 지니는 듯하다. 일부 기사에 달리는 응원의 글과 격려의 글을 제외하면 단지 대상만을 보고 이유없는 비난이 가해진다.

마치 피부색만 보고 사람을 판단했던 인종차별처럼, 겉모습만으로, 사회적 신분으로 비난을 당해왔던 옛날의 이야기가 다시 한 번 인터넷에서 부활하고 있다. 한국 누리꾼들의 아프간 피랍에 대한 반응은 정말 기가 막힐 수준이다. 한국에서 가지 말라고 경고 했는데 굳이 선교를 갔기 때문이라는 이유, 이슬람과 기독교를 비교하며 선교의 이유가 없는 곳에 갔다는 말, 상황에 대한 막연한 상상….

사람의 목숨이 이처럼 한 마디에 좌지우지 될 수 있는 가벼운 것이었는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같은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저리도 냉담한 반응이 나타나는 것일까? 아무리 종교적 이유가 달라도, 그들의 행동이 행여나 불합리한 것이었을 지라도, 현재 그들은 테러범들과 국가 사이에 목숨이 달린 협상 중에 놓여있다.

그들이 선교자들이 아니라 단순한 여행자였더라도 이러한 반응이 나타났을까? 충분히 가능하리라 본다. 위험 지역에 굳이 여행을 갔다는 등의 이유로 비슷한 리플이 나타났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도대체 이들의 댓글에는 어떤 생각과 논리가 담겨져 있는지 의문스럽다. 인터넷은 자국민 뿐 아니라 세계의 언론이 접근할 수 있고, 한글이라고 해서 암호화 되어 있는 문서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야한다.

인터넷에 자신의 의견을 올리는 것은, 마치 세계를 향한 확성기에 대고 말을 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가져야 할 듯하다. 피랍기사에 대한 한국인의 반응은 반기독교국가, 비인권적인 나라의 이미지를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분명 리플은 자유롭게 달 수 있고, 욕설도 얼마든지 반직접적으로 기록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재미로, 습관으로, 대상에 대한 비논리적인 접근으로 글을 올린다면, 자신은 피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한 국가의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이 된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한국인#21명#피랍#아프간#기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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