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목감천의 모습
목감천의 모습 ⓒ 정현순

딸과 작은손자의 모습
딸과 작은손자의 모습 ⓒ 정현순

집에서 출발해서 얼마 동안은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작은 녀석이 싱싱카를 타고 왔다.하지만 힘들다면서 10분도 채 타지 못하고 말았다. 싱싱카는 딸과 나와 할아버지가 번갈아 가면서 끌고 가야했다. 그래도 녀석들은 마냥 즐거운 표정이었다.

운동하는  작은손자
운동하는 작은손자 ⓒ 정현순

운동기구가 있는 곳을 보더니 작은 녀석이 "함미 함미" 하며 부른다. 우리집에 놀러오면 공원에 데리고 가서 운동을 하던 생각이 났던 모양이다. 난 녀석을 붙들어 주고 녀석은 운동을 한다. 무엇이든지 보면 그대로 넘어가지 않는 녀석을 데리고 다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래서 일하는 것이 더 쉽다는 말이 나온 모양이다.

물장구치는 아이들
물장구치는 아이들 ⓒ 정현순

그 전날 비가 와서인지 목감천 하류는 물이 지저분 했다. 하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물이 깨끗했다. 아이들은 그곳에 들어가 물장구를 치면서 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작은 녀석이 어느새 신발을 벗으며 들어간다고 한다. 우린 못들은 척하고 저만치 가버렸다.

녀석이 한 번 고집을 부리면 아무도 당하지 못하기에 우린 아예 무관심 하기로 한 것이다. 녀석은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우리 뒤를 졸졸 따라온다. 우린 서로 얼굴을 보면서 웃었다. 우리의 작전이 성공했다는 신호인 것이다. 녀석은 어느새 물장구 생각을 까맣게 잊어버린 모양이다.

활짝핀 능소화가 예쁘다
활짝핀 능소화가 예쁘다 ⓒ 정현순

동생의 싱싱카를 자전거에 싣은 형
동생의 싱싱카를 자전거에 싣은 형 ⓒ 정현순

"어 이거 누가 여기 실어 줬어?" "할아버지가" "우진이가 형 노릇 정말 잘하네" 하는 말에 큰 손자가 활짝 웃는다. 큰 손자는 볼적마다 의젓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형이란 자리가 큰손자를 그렇게 만들고 있는가 보다.

우리들이 번갈아 가면서 싱싱카를 끌고 다녔지만 힘든 것도 사실이었다. 할아버지가 오랫동안 끌고 다니다가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한 듯했다. 하지만 그것도 위험해보여 이내 다시 내려서 끌고 다녔다. 무더운 날씨지만 아이들과의 산책은 즐거웠다. 아이들도 한바퀴 돌고 집으로 들어가 씻고 단잠에 빠져들었다. 단잠을 든거 보고 우리 부부는 집으로 돌아왔다.

늦은 밤시간 사위한테 전화가 왔다. "너무 바빠서 초복인 줄도 모르고 지났는데 삼계탕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사위야! 일도 좋지만 건강 중요하니깐 잘 챙겨야 해."
#제헌절#목감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주로 사는이야기를 씁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