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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에서 도마 위에 커다란 민어를 올려놓고 해체하는 것을 엿보면 그 날랜 솜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그보다도 푸짐하게 올라오는 민어회와 껍질, 부레, 뱃살, 지느러미는 다른 어떤 곳에서도 쉽게 먹어 볼 수 없어서 항상 민어회를 먹을라치면 그 여름의 목포와 그 맛이 떠오른다.
서울에서는 거의 민어회 맛을 보기 힘들다. 청계천 8가쯤 어느 곳에선 미리 예약을 하면 민어회에서부터 전을 비롯하여 민어매운탕까지 민어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음식을 '한상' 차려준다고 하나 그렇게 먹기는 '쫌' 거하고, 강북구청 근방의 민어집은 양이 불만족스럽다.
인천 신포시장. 곁에는 '신포문화의 거리'라는 패션타운이 있어서인지 시장 구성도 먹을 거리 위주로 되어 있다. 아마 인천사람들에겐 신포만두, 닭강정, 순대, 메밀국수로 유명한 곳인 모양인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정기휴일인 2번째 주에 들르게 되어 아쉽게도 장구경은 제대로 못했다.
다른 날 들른다면 주전부리 하나만은 끝내줄 것 같은 분위기이다. 마침 이곳에 민어회 하는 집이 하나 있다 하여 찾았으나 정기휴일이라 가게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다행히 바로 곁에 같은 민어회를 하는 집이 있어 원래 가려던 곳은 아니지만 꿩 대신 닭격으로 입맛을 달래본다.
메뉴판에 써 있는 가격은 대체로 착하다. 친구와 둘이서 갔으므로 식사를 겸해 작은 것 하나 시킨다. 한가하게 숟가락 포장을 하고 있던 주인은 두말없이 주방으로 가서 준비를 한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고구마, 대추 설탕절임, 멍게, 으깬 감자, 단호박, 채소와 양념류는 깔끔하다.
이어 나오는 메인 메뉴 민어회 3만원짜리가 작은 접시인 만큼, 부레까지 바라는 것은 과욕이긴 하겠지만 좀 섭섭하다. 그러나 껍질로 회를 장식한, 의외로 푸짐한 차림이 나를 즐겁게 한다. 양념장이 기성쌈장에 간마늘과 참기름으로 평범하지만 그런대로 초절임생강과 곁들여 먹는 맛은 괜찮다.
점심을 하긴 이른 시간인데도 다른 손님이 들어 온다. 으레 회 한 접시 시키면 민어가 나오는 듯 따로 주문을 하지 않은 것 같은데 옆 테이블도 같은 민어회를 먹고 있다. 배가 찼다 싶을 때 나온 민어매운탕.
약간 기름이 뜬 달달하며 얼큰한 매운탕 서더리는 혀를 슬쩍 갖다 대도 살이 발라지며 나오는 굵은 척추뼈가 옛날 맛을 되새기게 만든다. 매운탕에 딸려 나오는 멍게젓을 밥 한 숟갈에 한 점 올려놓고 먹는 맛은 덤이다.
언제 한 번 다시 들러 주인장을 졸라 민어 부레를 얻어 먹고 닭강정으로 입가심이나 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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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다리즈포토갤러리로 가기 클릭 민어회 먹어볼데 어디없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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