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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권미선 기자] 대기업 부장인 A씨는 외국계 기업으로부터 이직 제의를 받았다. 평소 외국계 기업으로 옮기고 싶어 했던 그는 주변 동료들에게 은근히 작별 인사까지 흘리며 신나게 이직을 준비했다. 그런데 러브콜을 보냈던 기업 측에서 돌연 입사를 취소했다.

이유를 따져 물은 결과, "당신에 대한 주위의 평판을 들어보니 일벌레에다 사교성이 전혀 없다는 평가가 많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동료를 거들떠보지 않고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려 왔던 것이 결국 그의 앞길을 막아버린 것이다.

이젠 출세도 평판에 좌우되는 시대인 만큼 직장 내에서도 '평판의 기술'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괜찮은 사람'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직장인 매너 교육을 전문적으로 해온 (주)예라고 허은아 대표이사는 특히 여성들은 평판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인간관계에서 약한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퇴사한 직원들을 봐도, 남자들은 회사를 떠나도 전 직장을 찾아가 동료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도 하고 안부도 묻고 그래요. 그런데 여성들은 떠나면 아예 끝이더라고요. 어찌 보면 남자가 더 여우죠. 어차피 같은 바닥에 있다는 걸 알고 평판 관리를 하는 것이지요."

서너 사람만 건너면 다 안다는 네트워크 사회. 어떻게 행동하면 '괜찮은 사람'으로 남을 수 있을까?

허 대표는 우선 '나만의 색깔'을 가지라고 주문한다.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뜯어보니 그 사람들은 자신만의 확실한 색깔과 절대 타협하지 않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무조건 착하고 배려하는 사람은 그저 무난한 사람으로 기억될 뿐입니다. 누구나 그 사람을 생각할 때 곧바로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어야 합니다."

그는 또 매너를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매너 좋은 사람은 그저 친절한 것이 아닌 상황에 잘 대처하는 ‘유연한’ 사람이다.

"사람들 앞에서 격식 차리는 것에 익숙한 것이 매너가 아닙니다. 매순간 상황에 맞춰 현명한 대화를 하는 것이 바로 매너 있는 태도지요. 매너에는 남에 대한 진심어린 배려와 존중이 어려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해요."

허 대표는 사회생활에서는 특히 ‘말조심’이 중요하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말은 백번 잘하다가도 한 번 잘못하면 그야말로 자신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직장 내에서 사생활을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에 대해서도 주의를 당부했다.

"가끔 여직원들을 보면, ‘애 때문에 빨리 퇴근해야 해요’ 혹은 ‘남자친구가 기다려요’ 등 사적인 일로 업무를 못 본다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것은 잘못된 말 습관이에요. 열정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힐 수 있습니다. 또 비록 억울하고 기분 나쁜 일을 당했더라도 쉽게 말로 내뱉으면 안 됩니다."

‘평판의 기술’까지 웬만큼 갈고 닦았다면, 가장 어려운 단계라 할 수 있는 ‘부탁의 기술’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허 대표는 부탁을 하기 어렵다면 차라리 ‘의뢰’라고 바꿔 생각하라고 말한다.

"주눅 드는 순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부탁을 할 때도 당당하게 말하세요. 부탁하는 사람에게 ‘당신에게도 이익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것이 첫째 원칙입니다. 서로 윈윈 한다는 느낌이 들어야 어려운 부탁도 수월하게 들어줍니다."

그는 매너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노하우에 앞서 정말 중요한 게 하나 있다고 말했다. 바로 포기하지 않는 것.

"스스로 포기하자는 마음이 드는 순간, 지금까지 눈물겹게 쌓아 온 커리어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신입사원 때 지녔던 열정을 기억하세요. 그것을 잊어버리지 않는다면, 틀림없이 성공한 직장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조심해야 할 ‘말·말·말’

1. 열등감을 조장할 수 있는 학력과 재산에 관한 말= 학력과 재산은 많은 사람들이 상대적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다. 열등감을 조장하는 말을 들으면 주눅이 들어 대화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할 뿐더러 심하면 열등감을 조장한 사람에게 반감을 가지게 된다.
2. 지나치게 겸손한 말= 지나친 겸손은 오히려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 또 아무런 개성이 없는 사람으로 보이게 한다.
3. 형식적인 인사와 겉치레 안부의 말= 형식적인 인사를 너무 자주 하면 무관심한 사람 혹은 늘 겉치레에 익숙한 사람이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상대의 상황에 맞춘 인사말을 정교하게 준비해야 한다.

#여성#우먼#취업#커리어#평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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