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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산책길
미나리꽝 앞에서
잠시 걸음 멈추고 서서
옛적 미나리꽝에서 일하던
기억을 떠올린다
아마도 저 안엔
거머리들이 득시글거릴 것이다
거머리는
주둥이와
배 끝에 달린 빨판으로
민물조개나 작은 곤충의
체액을 빨아먹고 산다
때로는 물속에서 일하는
사람의 종아리에
찰싹 달라붙어
피를 빨아먹기도 한다
거머리에겐
놀라운 집중의 힘이 있다
목표가 생기면 절대로
좌고우면하는 법이 빨아댄다
어떤 조폭영화였더라
자신은 한 놈만
집중적으로 팬다는
악랄한 조폭이 있었다
조폭은 아니지만
하나만 골라서
집중적으로 조지는
언론도 있다
언필칭 수구언론이 그렇다
그러므로
거머리와 조폭과 수구언론은
동격이다 동류항이다
그들에겐 한결같이
상대가 기진맥진할 때까지
학대를 멈추지 않는
편집증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증세가 심각한 것이
수구언론이다
금세 생각을 접은 후
총총걸음으로
가던 길을 재촉한다

#거머리#미나리꽝#수구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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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을 지향하는 눈(眼)과 한사코 사물을 분석하려는 머리, 나는 이 2개의 바퀴를 타고 60년 넘게 세상을 여행하고 있다. 나는 실용주의자들을 미워하지만 그렇게 되고 싶은 게 내 미래의 꿈이기도 하다. 부패 직전의 모순덩어리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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