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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교육청의 학력신장 제일주의 교육정책으로 대전 시내 일선 학교에서 파행적인 학사행정이 만연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하지만 시 교육청은 일부 학교의 부적절한 행정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교육청의 방침과 무관하며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전교조대전지부(지부장 전양구)는 하루 전 대전지역 초등학교에서 '점수 표기식 성적표'와 '일제고사'의 부활 등으로 초등학생들을 무한경쟁의 장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한 데 이어, 12일에는 대전지역 일부 중고교에서 학력신장이라는 명목으로 학생들을 학교에 지나치게 오랫동안 붙잡아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대전지부는 우선 중학교의 '방과 후 학교' 운영 실태에 대해 지적했다. 전교조가 대전 시내 32개 중학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방과 후 학교 수강을 신청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도 수업이 이미 끝난 7교시까지 자율학습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또 일부 학교에서는 90%이상이 방과 후 학교 수강을 신청하는가 하면, 특기적성 교육은 제외한 국어·영어·수학 등 교과과목 위주의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보다 더 심각하다는 주장이다. B고등학교의 경우 학생들의 등교시간이 아침 7시 20분인 것으로 나타났고, 대부분의 학교들도 오전 7시 40분에서 8시에 등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하교시간은 야간자율학습 등으로 밤 10시에서 11시가 대부분이며, 심지어 D고등학교의 경우, 아침 7시 30분에 등교해서 밤 12시에 하교 해, 하루 16시간 30분을 학교에서 지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조사대상 31개교 중 10개의 고등학교에서 야간보충수업을 별도로 하고 있으며, 16개 학교에서 특별반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B고등학교의 경우에는 이런 특별반 운영과 관련, 불법 찬조금을 걷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교조는 "이러한 대전지역 초·중·고교 전체에서 학생들의 학력신장을 위한 파행적 학사운영이 만연하고 있는 것은 시교육청의 학력신장 제일주의 결과에 의한 것"이라며 "이러한 파행 뒤에 시교육청의 방조와 묵인이 있었던 것은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방과 후 학교는 사교육비 경감과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참여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가능하면 많은 학생들이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게 방침"이라며 "7교시까지 남아 있게 하는 것은 교사들의 근무 시간 내에서 독서지도 등을 하는 것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혹, 강제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겨우 1시간 정도를 교육차원에서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추진하는 것을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니다"라며 "특기적성교육을 배제한 학교의 경우도, 저소득층 학생들이 많은 지역의 특성에 따라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고 받았다"고 설명했다.

고등학생들의 등·하교시간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타 광역시에 비해 등교시간이 빠르거나 하교시간이 늦은 것은 아니다"라며 "일부 학교에서 조금 과도한 면이 있으나 이는 학부모들의 요구와 학생들의 희망에 따라 각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정한 것으로 교육청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성적순에 의한 특별반 운영과 불법 찬조금 모금은 명백한 불법적 행위로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 후 행정 지도할 예정"이라며 "전교조가 일부 학교의 사례를 근거로 학사행정이 파행적으로 운영된다거나 시교육청이 이를 묵인·방조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전교조대전지부#학력신장#대전시교육청#불법찬조금#특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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