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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2일 오후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참여정부 평가포럼' 초청으로 참여정부의 국정운영 평가와 과제에 대한 특강을 하고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2시간 동안 이어진 `21세기 한국, 어디로 가야하나'라는 주제의 특강에서 참여정부 국정 전반에 대한 정책 성과를 설명하고 미래과제 해결 방향을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이 2일 오후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참여정부 평가포럼' 초청으로 참여정부의 국정운영 평가와 과제에 대한 특강을 하고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2시간 동안 이어진 `21세기 한국, 어디로 가야하나'라는 주제의 특강에서 참여정부 국정 전반에 대한 정책 성과를 설명하고 미래과제 해결 방향을 밝혔다. ⓒ 연합뉴스 박창기

노무현 대통령은 2일 오후 참여정부평가포럼 강연에서 수면위로 떠올라있는 대선주자들에 대해 예외없이 혹평을 했다.

이명박 전 시장의 대운하에 대해서는 "대운하도 민자로 한다고 하는데 제 정신 가진 사람이 대운하에 투자 하겠느냐"고 했다.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는 "열차페리 공약은 제가 해수부장관 때 이미 타당성 없다고 결론내린 것" "혹시 한국의 지도자가 독재자의 딸이라고 해외 신문에 나면 곤란하다"고 공격했다.

손학규 전 지사에게는 "그가 왜 범여권이냐, 참여정부에 대한 모독"이라고 혹평했다. 여권의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과 천정배 의원에 대해서는 "장관 지내고 나가서 오로지 대선전략 하나만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내가 사람을 잘못 본 것인가"라고 독설을 했다.

YS에 대해서도 "지도자의 자리는 머리를 빌려서 할수 있는 자리가 아닌 것 같다"고 했고, '공무원 퇴출' 문제와 관련해 오세훈 서울시장도 비판했다.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 생각해보면 끔찍하다"고 했고,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는 "생색만 내고 성과는 하나도 없는 그런 정책을 계속 쓴다"면서, 민주노동당과 참여정부의 차이점으로 "현실에서 채택이 가능한 대안을 만든다"고 했다.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도 기자실 문제와 관련 "한나라당과 각을 세워 나가면 의지가 있는 당으로 보이지 않겠느냐, 전부 적절하게 적당하게 타협하고 간 것"이라면서 "적어도 국정홍보처를 폐지한다거나 이런 악수는 두지마라, 거기까지 가면 앞으로 망할 줄 알라"고 경고했다.

혹평 중에도 DJ·안희정엔 애정을

이같은 전방위 비판속에서도, 노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는 상찬을 보냈고, 안희정 참평포럼 상임집행위원장에게는 진한 애정을 나타냈다.

DJ의 국민의 정부에 대해 노 대통령은 "국민주택 연간 10만호 해 가면서 참여정부 떠들었지만, 사실은 국민의 정부가 만들어 준 것" "국민의 정부도 좋은 정부" "국민의 정부에서 복지정책의 토대 구축했고, 생산적 복지의 개념을 도입했다" "시장경제와 진보정책의 조화를 시도" "참여정부와 국민의 정부는 똑같다" 등으로 높게 평가하면서, 동질성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DJ를 극찬했다. "국민의 정부의 정책을 다시 한번 평가해보면서, 과연 지도자의 자리는 해박한 지식과 정보에 대한 탐구욕, 그리고 깊이 있는 사고력과 잘 정리된 가치관과 철학이 꼭 필요한 자리라고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면서, 좌석 맨 앞줄에 있던 안희정 위원장에 대해 "저 대통령후보를 하고 있을 때 거의 모든 사람이 미국에 갔다 오라고…. 안희정 씨는 안 했죠? 그러니까 안희정이지"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강연 도중에 "저기 있는 안희정씨 자꾸 (강연 내용) 적지 말라, 나중에 다 나눠준다"고 말해 친밀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노-DJ 모두 "한나라당 집권은 끔찍한 상황"

2003년 2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6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행사장을 나오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자료사진).
2003년 2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6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행사장을 나오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자료사진). ⓒ 2005 주간사진공동취재단
대선이 불과 7개월 앞둔 시점 그리고 여권이 후보조차 드러나지 않는 지리멸렬한 상황에서 노 대통령의 DJ에 대한 상찬과, 안희정씨에 대한 애정표현은 상당한 정치적 의미을 갖는다.

한나라당에 대항해 대선구도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은 현재까지는 DJ와 노 대통령 뿐이다. 여권의 대선구도는 두 사람의 연 대속에서 만들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노 대통령의 발언은 DJ와의 전략적 연대의사를 확실하게 밝힌 것으로 보인다.

DJ의 대선노선은 '최선-통합, 차선-후보단일화"다. 통합이 안 될 경우는 생각하지 말라는 생각이 깔려있다. 노 대통령은 '통합-후보단일화 병행추진'이다.

두 사람의 대선노선이 같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과정에는 차이가 있고 결과는 같을 수 있다. 그러나 노 대통령과 DJ는 "한나당의 집권은 끔찍한 상황"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에게 '연대'는 불가피한 것일 수 있다.

참평포럼 정치세력화 논란, 이미 무의미

노 대통령의 안희정 위원장에 대한 애정표현은 동시에 참평포럼에 대한 애정이었다.

노 대통령은 소비자주권의 관점에서 "우리 민주주의의 미래는 노사모에 있으며, 노사모하지 않은 사람까지 포함해서 참평포럼에 민주주의 미래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연도 "능동적이고 창조적인 시민에 의한 시민주권사회 실현을 위한 참여 운동을 가열차게 펼쳐가자"는 것으로 끝맺었다. '펼쳐가자'는 것은 자신도 함께 하겠다는 것이다.

참평포럼을 둘러싼 정치세력화와 해체논란에 관련해서도 "당이 언론과 야당의 부당한 공세에 제대로 싸워주기라도 한다면 굳이 왜 이런 조직을 또 만들었겠느냐"고 포럼의 발족배경을 평가하면서 "조직을 만드는 것은 자유이니, 남 일에 신경쓰지 말고 자기 일이나 하라"고 참평포럼에 힘을 실어줬다.

노 대통령이 말한 후보단일화에 나설 후보를 내는 한 축이 참평포럼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들이다. 이미 참평포럼을 둘러싼 정치세력화 논란은 무의미해진 것 같다. 대선은 물론 퇴임 이후에도 노 대통령의 정치사회적 활동의 지지기반이 될 것임이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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