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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다정한 남편과 아내, 그리고 밝게 웃으면서 뛰어노는 두 아이가 있습니다. 아이들의 장난치는 모습을 바라보는 아빠의 얼굴은 행복한 미소가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런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도 환한 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육군 12사단에 근무하는 조정남 대위 가족입니다.

강원도 산골마을. 창밖으로 보이는 것은 산밖에 없고, 문화적인 풍요로움도 부족한 이곳에서 언제나 행복해 보이는 그의 가족을 보고 있자면, 누구라도 '빨리 결혼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행복해집니다.

조정남 대위가 행복하고 즐겁게 지내는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그의 대답을 통해 해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왜 항상 즐거워 보이냐고? 특별한 비결이 있는 건 아니고, 언젠가 TV를 보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난치병 환자들이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이 TV에 나오는데 왜 그렇게 마음이 아픈지. 생각해보니 우리 주변에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아? 나는 사랑하는 아내가 있고, 건강하고 밝게 자라나는 아이들이 있고, 그리고 무엇보다 남들을 도와줄 수 있는 건강한 몸과 마음이 있잖아."

조정남 대위는 등록헌혈회원으로 50회가 넘는 헌혈로 사랑을 실천하여,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수여하는 금장까지 받았습니다. 더욱 놀라운 건 두 아이의 엄마노릇과 가정살림에 힘든 그의 아내도 30회에 가까운 헌혈을 했다는 것.

"언젠가 아내랑 같이 TV를 보는데 백혈병 어린이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더라고. '바로 옆방에서 자고 있는 현우와 현아가 만약 저런 병에 걸렸다면 내 심정이 어땠을까? 저 아이들의 부모들은 얼마나 가슴이 찢어질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물론 그전에도 헌혈을 하고 있었지만, 그때가 본격적으로 헌혈을 시작한 계기가 되었어.

결국 그 주 토요일 아내와 함께 헌혈의 집을 찾아가 등록헌혈회원을 신청했지. 그 후로 아이들을 데리고 한 달에 한두 번은 꼭 헌혈을 하러 갔어. 엄마, 아빠가 헌혈하는 모습을 보고 배웠으면 싶은 마음에. 그때부터인 거 같아. 다른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한다는 것, 그리고 세상을 즐겁게 살아간다는 걸 배운 건."

푸른 군복을 입고 우리나라 국토 최전방에서 조국을 위해 희생하면서, 자기보다 힘들게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싶어서 기회가 닿을 때마다 헌혈을 하는 조정남 대위와 가족입니다.

한창 친구들과 뛰어놀고 컴퓨터 게임에 빠져있을 10살배기 아들 현우, 8살배기 딸 현아에게 더 밝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남을 위해 살아간다는 것이 결코 어렵지 않다는 것을 실천으로 보여주는 멋진 아빠입니다. 또 바쁜 부대업무 속에서도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정함으로써 아내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노력하는 자상한 남편입니다.

사랑을 실천한다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라는 걸 보여주는 그의 모습을 모든 사람들과 함께 칭찬하고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데일리안, 프레시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12사단#조정남#헌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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