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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수연을 맞으신 어머니
수연을 맞으신 어머니 ⓒ 구은희
어머니 속 태우던
삼십육 년 전 어린 핏덩이
수연의 어머니를 그립니다

백 미터도 달릴 수 없던
약한 몸뚱어리 초등학생
매일 아침 코피 쏟으며
양호실 드나들던 중학생
꼿꼿이 선 채 뒤로 넘어가던 운동장 조회시간
복막염 수술로 사경 헤매던 고등학생
잠시도 맘 놓지 못하시던
어머니의 눈물 세월

머나먼 타국 보낸 첫 딸 위해
매일 아침 올리시던 어머님 기도소리
짓눌린 어깨 캄캄한 눈앞
언제나 새 힘 주시던
어머니 전화 기도

'어머니'란 말 떠오르면 힘든 때
세상 사람들 모두 떠나고
이해하지 못할 때라도
나를 안으시고 함께
울어주실 그 이름 '어머니'
당신이 계시기에 이 딸 살 수 있고
당신의 이름 있기에
나의 눈물 그칠 수 있습니다

육십 년 한결같이
살아오신 인고의 세월
그 삶 하도 서러워
절대로 어머니처럼 살지 않겠다던
그 딸 이제는
어머니의 삶 살려 합니다
언제나 미소로
긍정적으로

당신의 모습에서 딸은 보았습니다
자신이 살아가야 할 삶의 모범

어머니!
이제는 당신의 삶 누리십시오
남 위한 희생 이제는 그만
조금은 억지도 부리고
분도 내면서 그렇게
사십시오

또다시 육십 년 흘러
또 다른 환갑 맞이 하실
그날까지 건강하십시오
주님의 축복 항상 함께
하시길 두 손 모아
기도 드립니다 머나먼
이국 땅에서라도

덧붙이는 글 | 구은희 기자는 미국 실리콘밸리 지역 어드로이트 칼리지 학장이자 교수, 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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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한국어 및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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