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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이라 금지옥엽 길렀고 재산까지 모두 내주면서 성공시켰는데 출세한 자식들이 도리어 부모를 외면하는 배신의 사회로 세상은 변해버렸다.

누가 이런 세상을 원망할 것인가. 누가 이런 세상을 만들었는가. 우리 부모들이 아니었는가. 남의 자식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내 자식 내 새끼만 잘 되기를 일구월심 바라던 우리 부모들의 이기심이 이런 이상한 세상을 만든 것이 아닐까.

이번에 드러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행보를 보면서 빗나간 자식사랑이 어떤 파장을 일으키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 사회가 입시 지옥이 되고 인정까지 말라버린 치열한 경쟁사회로 변질된 것도 따지고 보면 부모들이 빗나간 자식사랑 때문이 아닌지 반성해볼 일이다. 부모들은 오늘날 입시 지옥의 원인을 정부 탓으로 돌리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정부가 대입제도를 개선해도 제 자식만 잘되기를 바라는 부모들의 경쟁심이 사라지지 않는 한 입시지옥도 과외부담도 사라지기 힘들 것이다. 입시 지옥이란 여유 있는 부모가 자신들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밀어붙이기식 과외를 시작하면서 야기된 부작용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성인이 자식이 술집에서 시비하다가 맞았다고 졸개들을 이끌고 복수극을 벌인 김 회장의 치기를 보면서 우리는 우리나라의 상층부 인사들의 본색을 보게 된다. 빗나간 자식사랑은 분식회계로 거액의 불법상속을 범하게 만들기도 했고 거액을 쓰면서 병역법까지 어기게 만들었다.

돈이면 불가능한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황금만능주의가 아이들을 망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지 부유한 부모들은 냉정하게 생각해볼 문제다. 그리고 자식에게 물려줄 귀중한 유산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냉철하게 생각해볼 일이다.

가진 부모들은 자기 자식들을 소공자처럼 기르고 싶어한다. 가난한 부모들의 볼멘 시선은 안중에도 없다는 태도를 보인다. 불과 50년 전 만해도 너나없이 거지생활을 면치 못했었는데, 반세기 세월이 이렇게 사람들의 모습을 하늘과 땅으로 차별 지워버린 것이다.

부자는 제왕열후가 부럽지 않을 호사 부귀생활을 향유하지만 없는 사람들은 짐승 이하의 굴욕과 소외를 견뎌야 하는 불공정 불공평사회를 우리는 두 눈 뜨고 잘 보고 있다.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단사회에서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음을 우리는 경험하고 있다.

서양부자들은 자식들에게 상속해주기보다는 사회 환원을 미덕으로 안다. 어느 부자 영감은 수천억의 재산을 최후를 지켜준 미녀 후처에게 물려준 일도 있었다. 재산을 물려주는 일이 자식에게 독이 된다는 사실을 그들은 진작부터 알고 부자일수록 혹독하게 자식을 키운다.

내가 아는 어느 덴마크 출신 교수는 아버지가 백만장자인데도 16세에 가출한 뒤 스위스와 독일, 호주와 영국을 전전하면서 고학으로 분자생물학 박사까지 되었다. 지금은 시드니 소재 뉴 사우스 웨일즈대학애서 분자생물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부모재산은 사회 환원이 마땅하다며 단 한 닢의 도움도 거절하고 있다고 한다. 젊은 세대들은 이 교수의 독립성을 배워야 할 것이다. 우리의 젊은 세대들은 대학 학자금과 결혼과 주택마련까지 부모의 도움을 받고 있다.

드라마에서도 이런 장면들이 자주 목격된다. 자수성가하자는 용기는 찾아보기 힘들게 응석받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부모들의 빗나간 자식사랑 가정교육이 이런 결과를 만든 것이다. 자식을 제대로 사랑하는 길이 무엇이며 어떻게 자식을 길러야 바른지 부모들은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

덧붙이는 글 | 자식을 제대로 사랑하는 길이 무엇이며 어떻게 자식을 길러야 바른지 부모들은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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