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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로 산다는 것>
<부모로 산다는 것> ⓒ 두리미디어
"건강하게 자라라. 네 뜻을 굽히지 말고 이룰 수 있도록 노력 정진하여라. 곁에서 힘이 되어주지 못하고 일찍 떠나서 정말 미안하구나. 사랑한다."

40여년 전, 추락한 비행기 속에서 한 아버지가 담배 겉봉에서 써 내려간 마지막 편지의 구절이다. 생의 마지막 날, 남기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최근 오동명 전 중앙일보 기자 쓴 책 <부모로 산다는 것>(두리미디어, 2007년 4월 24일)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는 이가 부모라고 강조한다. 아흔아홉 개를 주고도 하나를 주지 못함에 가슴으로 흘리는 부모님의 눈물. 하지만 그러기에는 가슴 깊숙이 삭여야 할 것들도 너무 많다고.

참다운 부모의 길과 바람직한 가족의 모습을 그린 <부모로 산다는 것>은 바쁜 일상으로 인해 대화를 잃어버리고 함께함에 소홀한 우리들의 가정에 대화의 귀중함을 배달하고 '함께함은 곧 동행'이라는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가족 간의 정신적 교감보다 부모의 경제력을 우선순위에 놓는 현시대에, 좋은 부모는 경제적 기반이 탄탄한 부모라고 해고 과언이 아니다. 돈이 모든 것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 세상이지만 그렇게 순응하고 사는 것이 올바른 삶인지에 대한 사고를 하게 하는 책이다.

자식을 키워봐야 비로소 어른이 된다는 옛말과 같이 저자는 아이를 16년간 키우면서 비로소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게 됐다고. <부모로 산다는 것>은 독자들에게 저자가 보고 듣고 겪은 에피소드를 통해 좋은 부모로 살아간다는 것과 자녀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가치들을 일깨워 준 지침서라고 해도 무리가 아닐 듯하다.

특히 이 책은 가족 간의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대화 외엔 다른 특별하고 즐거운 어떤 놀이도 없다. 함께 하는 것 외에 더 가슴 뿌듯한 일은 없다. 함께 말과 몸을 섞는 속에서 웃고 보듬고 껴안고 어우러질 수 있는 마음이 나타난다."

저자 오동명씨가 책을 쓰면서 느낀 것은 "과거로의 회상은 후회와 안타까움뿐"이라고 술회하고 있다.

"16년 내내 한 아이의 아버지로 살아왔다. 아빠라는 말을 무심히 편하게 듣고 살아왔다. 책을 준비하는 동안의 아버지는 내게 엄청난 부담이었다. 자식뿐만 아니라 부모에 대한 사랑 그리고 의무를 되새김해보는 시간으로, 의무는 물론 사랑까지도 내겐 엄청난 짐이 되어 마음을 옥죄어왔다. 줄곧 이어진 과거로서의 회상은 후회와 안타까움뿐, 만족이나 흐뭇함은 없었다."

추천 글을 통해 연극인 손숙 씨는 "아이를 배려하고 참된 인생을 열어 주려는 부모의 마음이 글 모퉁이마다 스며 있다"며 "부모의 마음은 한없는 자기희생이 아니라 아이에게 소중한 가치를 챙기게 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정범구 시사평론가는 "부모는 아이가 맨 처음 만나는 스승이자 마지막 남을 스승"이라며 "이 책에는 스승으로서의 부모님들이 지침으로 삼을 만한 예화가 가득하다"고 말했다.

저자 오동명은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20여 년간 제일기획과 <국민일보> <중앙일보>에서 근무했다. 저서로 <찰각> <사진으로 세상읽기> <당신기자 맞아?> <신문소 습격사건> <설마 침팬지보다 못 찍을까> 소설 <바늘구멍 사진기> 등이 있다.

부모로 산다는 것 - 잃어버리는 많은 것들 그래도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

제니퍼 시니어 지음, 이경식 옮김, 알에이치코리아(RHK)(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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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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