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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민속박물관 내부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어린이들과 부모들. 국가박물관을 직접 꾸민다는 사실에 어린이들은 흥부을 감추지 못했다
ⓒ 김기

박물관은 존재는 한 나라의 문화를 가늠하는 주요 척도로 활용된다.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는 그리 빠지는 축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도 문화선진국의 지표에 다다르긴 요원한 것으로 보인다.

박물관의 숫자도 그렇거니와 무엇보다 박물관을 비롯 문화전반에 대한 시민사회의 지원과 후원이 선진국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이다.

정부나 기업의 경우가 아닌 시민사회의 후원이란 우선 관심에서 시작되어 애정으로 발전될 때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때문에 현대 박물관들은 단순한 유물전시에서 벗어나 다양한 고객참여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의 경우는 여러모로 국립중앙박물관에 비해 열세인 환경을 극복하고자 일찍이 참여형 프로그램, 찾아나서는 프로그램 등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왔다.

▲ 먼저 그림을 마친 팀은 다른 팀의 그리기를 지켜보면서 담소를 나누기도 하는 등 박물관벽화그리기는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뒷쪽에 정장한 남자가 이 행사를 주관한 박물관 이관호 학예연구관
ⓒ 김기

지난 21일과 22일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신광섭) 내 어린이박물관 강의동 좁은 복도에서 열린 어린이들의 박물관 벽화그리기 행사는 비록 작은 것이지만 참여하는 어린이와 부모들에게는 다른 어떤 행사보다도 큰 의미를 주었다.

이제 민속문화에 대한 강습이나 직접 체험은 민속박물관만의 독보적 아이디어는 될 수 없을 정도로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체험 혹은 참여의 강도 또한 무엇인가 배우는 것과 어린이 스스로 국가박물관을 꾸민 일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일이라는 점에 주목된다.

주말을 맞아 박물관을 찾은 어린이들의 모습은 그런 까닭에 박물관을 찾은 어느 때보다 즐거워 보였다.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 담당 이관호 학예연구관은 "벽화 그리기 체험 행사는 어린이 박물관의 주 관람객인 어린이들이 스스로 주인의식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됐다"며 "어린이들이 협동 작업을 통해 예술가의 잠재력도 발휘하며 함께 하는 협동심도 가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는데, 실제 참여한 어린이들도 자신들 그림이 박물관의 한쪽 귀퉁이에 오랫동안 남는다는 사실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렇듯 작지만 문화환경을 바꿀 수 있는 유효한 일들을 벌이는 노력들이 모아져 경제에 비해 부끄러운 수준의 문화를 그리 늦지 않게 끌어올릴 수 있는 희망을 걸게 한다. 더욱이 미래를 담당할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끊이지 않는 노력을 경주하는 모습은 그 희망에 신뢰를 얹게 해준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소담한 이 행사는 오는 주말에도 이어져 2인 1조씩 총 15팀이 참가해 어린이박물관 전시실 입구와 강의실 복도(벽)이며, 민속과 전통 문화를 주제로 해 3학년 이상 초등학생들과 학부모가 2인 1조로 15팀을 구성해 총 4회로 벽화를 완성할 예정이다

▲ 박물관 한 벽면에 그림을 그리는 어린이의 진지한 모습. 이 어린이는 평생 이날의 추억을 잊지 못할 것이며, 박물관은 가장 친근한 곳 중 하나가 될 것이다
ⓒ 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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