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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오후 '한미FTA 무효 범국민대회'가 열린 서울 대학로 가로수에 한미FTA 타결 뒤 이웃에게 공기총을 난사하고 잠적한 이모씨의 수배 전단이 붙어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7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한미FTA 원천무효 집회'와 서울시청 앞 촛불문화제는 평화롭게 끝났다. 약 5000여명(경찰 추산)이 참가해 최근 열린 반FTA 집회 중 비교적 규모가 컸던 이날 집회는 경찰의 철저한 감시 속에 진행됐다.

경찰은 이날 158개 전경중대, 1만5000여명의 경력을 동원할 만큼 잔뜩 긴장했다. 경찰이 긴장한 이유는 지난 3일 밤 FTA 논쟁을 벌이다 이웃을 공기총으로 쏴 숨지게 한 이아무개(44·경북 예천군)씨가 집회 현장에 나타날 것이라는 첩보 때문.

사건 이후 차를 타고 잠적한 이씨는 6일 오후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7일 열리는 반FTA 집회에서 분신자살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가 서울 마포구에 있는 공중전화를 이용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서울시 31곳 경찰서에 비상령을 내리고 집회 현장 경계를 철저히 강화했다.

경찰은 집회 시작 전부터 대학로 곳곳에 경력을 배치해 검문검색을 실시했다. 또 수배전단을 현장에 뿌리고, 집회 장소 가로수에도 수배전단을 붙이는 등 이씨를 검거하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하지만 이씨가 나타나지 않아 검거하지는 못했다.

긴장하기는 전농도 마찬가지다. 농민회원인 이씨가 집회 현장에 나타날 것이라는 소식을 들은 전농 회원들도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현장을 누비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고향인 경북 예천에서도 가족과 지인 등 20여명이 올라와 이씨를 찾았지만 만나지 못했다.

▲ 7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한미FTA 무효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거리행진을 벌인 뒤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7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한미FTA 무효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거리행진을 벌인 뒤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지난 2일 하얏트호텔 앞에서 택시기사 허세욱(54)씨가 분신한 것도 경찰을 긴장하게 만든 또 다른 이유다. 경찰은 이씨뿐 아니라 또 다른 참가자가 돌발 행동을 할 것을 우려해 오후 2시 집회 시작 시간부터 소화기를 든 전경대원을 곳곳에 배치했다.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는 아예 무대 앞에 소화기 대원을 대기시켰다.

경찰은 또 집회 참가자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비무장 전·의경 대원들로만 집회를 통제했다.

마로니에공원 앞 6차선 도로에서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종로3가와 을지로를 거쳐 시청 앞까지 2시간 동안 행진한 후, 오후 6시 30분부터 촛불문화제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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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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