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다른
어느 날, 성질 사나운 트럭운전사가 꽃장수의 수레를 들이받으면서 문제는 시작된다. 이 사소하다면 사소한 사건은 뉴욕이라는 대도시의 경찰국장과 시장까지 가담하게 되는 대대적인 분쟁, 즉 전쟁이 된다. 이름하여, '손수레 전쟁'.

사람들이 사회와 도시를 이루고 살게 되면서 자연스레 불편한 점도 하나 둘 늘어가게 되었다. 그 중 하나가 교통문제. 이제 이 거리와 도시를 위협하며 달려드는 트럭들. 이 트럭은 교통정체의 주범이면서도 지금껏 이 도시에서는 그 존재를 위협받은 적이 없었다. 3대 트럭회사의 사장들과 그들 뒤에 막강한 시장이 있었기 때문.

그러나 막강한 트럭에 의해 거리의 쓰레기통으로 꼬꾸라지는 꽃장수의 사진이 우연히 뒤늦게 언론의 머리기사를 장식하면서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한다.

물론, 그전에도 수레장수들의 단결이 이 막강한 트럭회사의 코털을 건드리긴 했었다. 수레장수들은 서로 연대해 콩알 핀을 만들어 트럭 타이어에 펑크를 냈던 것. 순식간에 도시는 정체된 트럭들로 더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 와중에 한 수레장수가 트럭 바퀴에 침을 꽂다 현장에서 잡히고 만다. 이제 여기에서 우연하게 영웅이 탄생한다. 현행범으로 잡힌 그는 그동안 펑크 난 몇만 개의 타이어는 모두 자기의 작품이라고 한다. 그러면 라이벌인 동료 수레장수보다 자신이 월등히 많은 타이어에 펑크를 냈다는 걸 은근 과시할 수 있다는 계산도 있었다.

얼른 사건을 종결하고 싶은 경찰 국장은 그 진술을 믿으려 하지만, 트럭운전사는 물리학적으로 한 사람이 그 많은 타이어를 다 펑크내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 와중에 어린 아이들의 모방범죄가 발생한다. 그러면서 작가는 슬쩍 언론의 부작용까지도 이 책에 끼워넣는다.

책을 읽는 내내, 이건 소설이 아닌 하나의 논픽션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자꾸 책 머리로 다시 돌려 확인을 했다.

알고 보니 생생한 느낌과 사실적인 느낌을 위해, 1964년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부터, 개정의 개정을 거듭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야기는 실제 요즈음 있을 법한 이야기들로 이해하기가 쉽다.

'사회문제가 발생하는 모든 원인이 이 책 한 권 안에 들어있다!'라고 말하면 과장일까? 사회를 둘러싼, 언론과 권력이 어떻게 얽혀있는지 청소년들이 읽기에는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전쟁을 겪고 있는데, 전쟁의 과정이 너무 복잡한 나머지,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도 무슨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보려다가 포기하고 만다. 이러한 점으로 보아 손수레 전쟁을 이해하면, 현재의 비참한 상황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큰 전쟁도 손수레 전쟁과 같은 종류의 문제들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리만 컴벌리' 교수가 서문에 쓴 위의 내용은 거짓이 아니다.

인간의 싸움이라는 것은 다분히 감상적이며, 강자들의 이해관계도 너무 많이 얽혀 있다. 그 논리를 감 잡을 수 있는 책! 흠이 있다면, 장황한 입담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현행범으로 잡힌 맥이 진술과정에서 보여준 입담은 누구라도 웃음을 터뜨릴 것 같다.

이 책의 독자대상 자체가 청소년이기에 그들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흥미진진해할 이야기다. 독서토론을 해도 좋겠다.

미국에서는 뮤지컬로도 만들어져 공연 중이라고 한다. 주인공들의 캐릭터가 잘 살아 있어 뮤지컬로 보아도 재미있을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진 메릴에 대하여

미국 뉴욕 주의 로체스터에서 1923년 태어났다. <손수레 전쟁>으로 루이스 캐롤 상을 수상했으며, 이 외에도 <치약으로 백만장자가 된 아이들>, <애벌레를 사랑한 소녀> 등이 있다.


손수레 전쟁 - 평화를 위해서는 전쟁을 알아야 한다

진 메릴 지음, 김율희 옮김, 다른(2007)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