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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완료되고 국회 비준만을 남겨둔 가운데, 3일 기독교보수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대표회장 이용규)은 협상 타결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한기총은 4월 3일 '한미 FTA 타결에 대한' 논평을 통해, "더 큰 거대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개방을 선택한 용단을 일단 환영한다"며 "협상 타결을 위해 14개월 동안 수고한 관계자들에게 격려와 위로를 보낸다"고 밝혔다.

또한 "국회 비준 역시 흔쾌히 수용돼야 한다"며 "한미 FTA가 국제화 시대의 경쟁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한미FTA에 대한 종교 일반의 정서는 침묵 내지는, 반대 목소리가 다수였다.

특히 최근 부활절 메시지를 통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감리교, 기장, 성공회 등은 '한미FTA 체결로 나타날 국민 경제의 파탄'에 우려의 뜻을 전하며, 졸속 체결에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교단이 중심이 되어 적극적 반대 입장을 표출하진 않았지만, 기독교 운동단체들을 중심으로 한미FTA 졸속 협상을 저지하는 활동을 꾸준히 펴왔고, 교단들도 암묵적으로 반대에 동의해왔다는 점에서, 한기총의 협상 찬성 논평은 가득이나 대사회적인 기독교 불신을 등에 업고, 일해 왔던 운동단체들에게 허탈감마저 안겨주고 있다.

하지만 한기총 최희범 총무는 "스스로 경제 대국이라 자처하며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가 수출을 위해 개방정책을 펴는 것은 당연하다"며 "서민 경제가 형편없이 나락으로 떨어지리라는 것은 기우"라며, 협상의 소속한 타결에 대한 환영은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가가 있는데, 설마 대책이 없겠냐"며 어느 정도 타격은 있겠지만 개방은 낙관적이라고 평했다.

이 같은 반응에 "종교 특히 기독교 정신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지를 망각한 처사"라며 FTA 반대운동을 펼쳤던 기독 단체들이 일제히 비난했다.

최형묵 목사(천안살림교회)는 "대통령이 양극화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익이 발생할 것이라는 근거도 너무나 막연하다"며 "충격에 의해 성장 논리는 일개 기업에서나 가능한 발상이지 국가를 상대로 한 실험은 무모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의 방식에 대한 모색을 지향하는 것이 기독교의 삶이고 철학"이라며 "한기총의 환영 논평은, 내실 없는 성장론을 밀어붙였던 기존 교회의 체질을 다시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한미FTA 저지를 위한 기독교 공대위 관계자도 "낮은 자를 외면하고, 스스로 삶을 선택하고 살아가야할 민중의 삶을 수해자로만 생각하는 한기총의 논리는 교회가 지향하는 정신일 수 없고 교회임을 부정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 에큐메니안(www.ecumenian.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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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 메여 있다는 것은 사람이든, 조직이든 줄을 잡고 있는 이의 방향과 눈치를 봐야 하는 것 같습니다. 조직을 떠나 비교적 자유로워지니 이제 메이지 않은 글을 쓰고 싶어졌습니다. 진솔한 이야기를 다른 이와 이제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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