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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를 유치해, 총 4조원의 공사비를 들여 건설한 인천공항철도가 23일 개통됐다. 1단계로 인천공항에서 김포공항까지 37.6㎞ 구간이 운영되고, 2단계 공사가 완료되는 2010년 김포공항에서 서울역까지의 20.7㎞ 구간이 추가로 개통된다.

운임요금은 일반 지하철에 비해 조금 비싸다. 인천공항에서 김포공항까지 이용할 경우, 중간역을 거치지 않고 승무원 서비스, 지정좌석 등이 제공되는 '직통열차(60분간격 운행)'가 7900원, 각 정차역을 모두 거치는 '일반열차(12분간격 운행)'는 3100원이다. 하지만 소요시간은 28분, 33분으로 큰 차이를 보이진 않는다.

(주)공항철도는 '항공운항 정보시스템'을 역사에 구축했고, 승무원 서비스(직통열차에 한함) 및 인천공항역과 지하 여객터미널 사이를 오고가는 '전동카트' 운영 등을 통해, 공항 이용객의 편의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통 첫 날, 공항철도 김포공항역에서는 승객들의 많은 이용을 예측하지 못한 공항철도 측의 사전준비 부족으로 발권업무 지연사태가 벌어졌다.

오전 10시부터 공항철도 김포공항역에는 공항으로 가거나 열차를 시승해보려고 모인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특히 노인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IMG1@먼저 온 이용객들은 사람들이 더 오기 전에 표를 미리 구입하겠다고 역무원들에게 요구했지만, 공항철도 김포공항역 측에서는 "조금만 기다리세요 천천히 타셔도 되잖아요"라는 말로 이용객들의 요구를 무시했다.

또한 아직 준비가 안됐다는 이유로 개통시간 10분전인 11시30분 경부터 발권업무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 안에는 이미 수백명의 사람들이 표를 사기위해 줄서있는 상태였고, 굳이 개통 10분 전에 발권업무를 시작하겠다는 김포공항역 측의 설명은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

기다림에 지친 이용객들은 공항철도 김포공항역 측에 강하게 항의했고, 일부 흥분한 이용객들은 역관계자들과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다.

@IMG2@이용객들의 불만이 커지자, 공항철도 김포공항역 측에서는 개통시간 40분전인 11시경부터 발권업무를 가까스로 시작했다. 하지만 역 안에는 수백명의 사람들이 이미 몰려든 상태였고 표를 먼저 사기위한 이용객들 간에 혼잡이 벌어졌다.

지금까지 발권업무를 왜 미뤄왔냐는 질문을 하자, 공항철도 김포공항역 관계자는 "개통시간 전부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올지 몰랐다며, 이를 위한 발권준비를 미리 해놓지 못해서 사태가 벌어진것 같다."고 사전준비 부족을 스스로 시인했다.

하지만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가 벌어지고 만다. 공항철도 김포공항역을 찾은 이용객 중엔 상당수의 노인들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기존 지하철 운임체계와 착각해 '경로우대 승차권 (무임승차권)'을 요구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인천공항철도는 기존의 지하철과는 달리 노인 혹은 장애우 들에 대해 운임의 75%(직통열차에 경우는 할인 혜택 없음)를 할인해 주는 선에서 '우대 승차권'을 발행하지 않고 800원의 요금을 받는다. 또한 노인들이 800원짜리 '운임 할인권'을 사기 위해서는 자동승차권 발급기에 '주민등록번호'를 일일이 입력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IMG3@인천공항을 가기위해 공항철도 김포공항역을 찾은 이월세 할아버지(80.서울시 광진구 구의동)는 "노인들 중에는 자기 주민등록번호를 다 외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고, 기계사용법이 어려워 다음에 혼자 오면 운임 할인권을 사지 못할 것 같다"며 이용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일반인의 허리높이보다 조금 높은(140cm정도) 승차권 발급기 스위치와 개찰구 패스 위치는 휠체어를 탄 장애우들이 표를 사고 들어가기에 적당한 구조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공항철도 김포공항역을 휠체어를 타고 온 한 장애우는 주변의 도움을 받고서야 표를 사고 들어갈 수 있었다. 또한 승차권 발매기의 스위치는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되어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표를 사기에도 어려움이 있어 보였다.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뒤 오전 11시40분 경, 김포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첫 열차의 개표가 시작되었고 공항철도를 직접 타보았다.

@IMG4@공항철도 역사와는 다르게 열차 안에는 장애우들을 배려하기 위한 시설이 곳곳에 있었다. 특히 휠체어를 탄 장애우들이 열차 사이를 불편 없이 이동하게끔 만든 평평하고 넓은 '연결 통로'가 눈에 띄었다. 기존의 지하철은 열차 간 연결통로에 둔덕이 있고 좁은 칸막이 문이 있어서 휠체어를 탄 장애우들의 열차 간 이동이 불편했었다.

@IMG5@@IMG6@기존 지하철(30km)에 비해 2배 이상인 평균시속 70km로 달리는 열차는 비교적 조용하고 쾌적했다. (주)공항철도는 KTX와 똑같은 장대레일(200m)을 설치해 승차감이 뛰어나며, 차량을 저소음 전동차로 제작해 소음과 진동을 줄였다고 말했다. 또한 열차에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어 항공기 출발. 도착 안내, 실시간 뉴스, 세계의 날씨, 영화, 기타 방송프로그램 등을 볼 수 있었다.

열차를 탄 강미옥 씨(52. 서울시 송파구 석촌동)는 "기존 열차에 비해 쾌적하고 편의시설 등이 잘 갖춰져 열차이용에는 큰 불편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인천공항철도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역사 내 노인 및 장애우들을 위한 시설보완이 절실히 필요해 보였다. 또한 현재 '직통열차'의 경우 지정좌석제라는 이유로 '일반열차'에서 65세 이상 노인 및 장애우들에게 적용하는 운임할인제도를 운영하지 않으며, 일반인의 경우 교통카드도 사용할 수가 없어 반발이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서울도심 구간 미개통에 따른 어려운 접근성(현재 5호선 김포공항역, 인천지하철 1호선 계양역에서만 환승가능)과 환승요금이 적용되지 않는 불편함 등도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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