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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드라마가 공교롭게도 비슷한 주제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모성애'다. 모성애는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줄곧 그려져 왔지만 각각의 드라마는 다양한 모성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색다르다.

기른 정과 낳은 정의 모성애 사이에서

▲ <문희>는 길은 정과 낳은 정의 모성애 이야기다
ⓒ MBC
먼저 MBC 주말드라마 <문희>가 첫 테이프를 끊었다. 극중에서 사생아로 태어난 문희(강수연 분)는 엄마와 헤어지고 한 남자를 만나 아이를 갖는다. 하지만 엄마의 죽음과 동거한 남자가 배반하고 떠난 충격에 그녀는 아이를 출산하자마자 입양 시켜 버리고, 10년이 흘렀다.

하지만 그녀는 문득문득 자신의 아이의 생각에 몸서리치며 괴로워한다. 그리고 문희의 아이를 입양한 장한나(김해숙 분). 그녀는 5대 독자인 아들을 낳아야만 하는 시어머니의 압박으로 상상임신을 하고 그 사실을 무마하기 위해 입양을 결심한다. 각기 낳은 정과 길은 정의 모성애 사이에서 두 여자 모두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드라마 <문희>는 각기 10년이 흘러 자신의 아이를 모른 채 만나게 되는 문희와 그 사실을 나중에서야 알게 될 장한나, 그리고 두 여자가 선택하고 극복해야 할 과제가 그려질 예정이다.

어느 한 쪽을 두둔할 수 없는 엇갈린 운명이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그러면서 서서히 밝혀지는 베일 속에 아이의 선택 또한 흥미진진한 이야기거리로 한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자식을 버린 엄마의 매정함

▲ <내 곁에 있어>는 버려진 엄마의 이야기다.
ⓒ MBC
반면 최명길이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내 곁에 있어>. 자식을 버리고 과거를 숨긴 채 엄마의 강요에 의해 결혼을 한 장선희(최명길 분). 늘 시름에 잠긴 듯한 표정으로 애써 밝게 살아보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자신이 너무나 사랑했던 남자 서준석. 국어특강강사지만 시를 쓴다는 이유로 가난하고 무능력했던 남자. 가난 때문에 그를 떠난 선희지만 지독히도 사랑한 그 남자를 잊을 수 없다. 또한 자신이 낳은 자식인 은주와 은호가 입양되었다고 굳게 믿고는 있지만 그 아련함을 지을 수는 없다.

그런 그녀가 엄마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은주(이윤지 분). 방송 초반이지만 극이 빠르게 전개되면서 장선희가 엄마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은주 이야기가 등장했다. 그리고 둘이 서로 모녀지간이란 사실을 알게 된 후 점점 더 내용이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이 가운데 자신들을 버린 엄마에 대한 증오와 자식을 버린 죄책감, 그 사이에서 어떠한 결말을 이뤄낼지 짐작은 할 수 있다.

분명 서로가 화해와 용서로 함께 할테니 말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연기자들의 명연기와 더불어 모성애에 관한 이야기는 이상하게도 질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때문에 <내 곁에 있어>의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된다.

씩씩한 싱글맘의 이야기

▲ <고맙습니다>는 싱글맘으로서의 씩씩한 모성애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 MBC
두 드라마는 모성애를 이야기하고, 자식을 버렸다는 점에서 일치한다. 하지만 문희는 여러 사정 때문에 입양을 보냈다는 점이 다르다. 그런데 문희와 비슷한 처지의 여성이 있다. 바로 <고맙습니다>의 이영신이다.

문희처럼 미혼모인 영신(공효진 분). 하지만 문희처럼 복수를 꿈꾸고 아이를 입양 시키지 않았다. 참 씩씩하다. 첫 사랑인 최석현(신성록 분)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홀로 키우며 싱글맘으로서 생활고에 시달리고는 있지만 누구보다 자식을 사랑한다.

그런데 아이가 수혈을 받다가 에이즈에 걸렸다. 그럼에도 영신은 누구보다도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열심히 키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드라마는 다른 드라마와 달리 이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고 할 수 있다.

미혼모의 비애보다는 미혼모지만 당당하게 싱글맘으로서 아이를 씩씩하게 키우는 모성애의 중점을 두어 다른 드라마와는 또 다른 모성애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사뭇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이렇듯 같은 방송사에서 저마다 다른 모성애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소재의 한계를 지적할 수도 있겠지만 저마다 이야기하는 모성애가 달라 시청자들은 그리 연연해 하지 않을 것 같다. 앞으로 어떠한 전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지 기대해도 좋을 듯싶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데일리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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