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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뽀로 오르골 전시장 입구에 있는 시계탑. 매시간마다 기차 기적소리를 내며 증기를 뿜어 낸답니다.
삿뽀로 오르골 전시장 입구에 있는 시계탑. 매시간마다 기차 기적소리를 내며 증기를 뿜어 낸답니다. ⓒ 배상용
은은한 조명에 마치 동화에서나 나옴직한 화려하고 아기자기한 인형, 그리고 보석같이 반짝이는 예쁜것들로 가득찬 곳.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작고 맑은 소리들. 어디냐구요?

바로 삿뽀로에 위치해 있는 오르골 전시장의 첫 느낌이랍니다. 그모습들이 너무나 이뻐 오르골을 산다는 생각은 아예 잊어버리고 정신없이 사진 찍기에 바빴답니다.

오르골 전시장의 내부 모습. 1층과 2층이 전시장.
오르골 전시장의 내부 모습. 1층과 2층이 전시장. ⓒ 배상용
조그만 오르골의 경우 5000원~1만원 정도면 살 수 있습니다.
조그만 오르골의 경우 5000원~1만원 정도면 살 수 있습니다. ⓒ 배상용

어딘가 귀에 익은, 실로폰 소리를 연상케 하는 맑은 소리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옵니다. 어린초등학생 시절, 누나가 외국 친구으로부터 선물받았다며 보여준 춤추는 발레리나 오르골. 조심스럽게 태엽을 감아 뚜껑을 열고서는 작은 발레리나 인형을 조그마한 거울판에 올려놓자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멜로디가 흘렀습니다. 거기에 맞춰 춤을 추는 발레리나의 모습을 보며 너무나 신기해 누나가 잠들기만 하면 몰래 방문을 열고 들어가 발레리나 인형을 한참이나 지켜보던 그 어린시절이 새삼 떠오르는 순간 이었습니다.

예쁘죠? 자세히 보시면 인형속에 조그만 태엽 보이는데 그게 소리가 나는 오르골 이랍니다.
예쁘죠? 자세히 보시면 인형속에 조그만 태엽 보이는데 그게 소리가 나는 오르골 이랍니다. ⓒ 배상용
크기가 좀 크다 싶으면 모두 오르골 소리와 함께 움직인답니다. 태엽의 힘에 의해.
크기가 좀 크다 싶으면 모두 오르골 소리와 함께 움직인답니다. 태엽의 힘에 의해. ⓒ 배상용

고풍스런 분위기의 매우 넓은 전시장. 오르골을 감상하느라 일행들과 얘기하는 것 마저 잃어 버렸습니다. 전시장을 가득 울리는 오리골 소리와 조명에, 오르골들이 각자 저마다의 화려한 빛을 발해 마치 동화속의 왕자님이라도 된듯한 황홀한 느낌이었습니다.

그저 아름답고 이쁘다는 말밖에는 할 수 없는, 한참 사진을 찍고 아름다운 오르골 소리에 도취해 멍하니 차에 올랐습니다. 전시장을 떠난 후에도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갑자기 정신이 듭니다.

이런 놀이기구 타 보셨죠? 놀이기구 같이 움직입니다.
이런 놀이기구 타 보셨죠? 놀이기구 같이 움직입니다. ⓒ 배상용
보석함 오르골. 뚜껑을 열면 예쁜 음악이 흐릅니다.
보석함 오르골. 뚜껑을 열면 예쁜 음악이 흐릅니다. ⓒ 배상용

그리고 아쉬워지기 시작합니다. "왜 하나 사올 생각은 하지 못했을까? 아기자기한 거 좋아하는 집사람에게 선물했으면 엄청 좋아했을 텐데…."

이런 저런 아쉬운 생각을 하며 혹시나 하는 생각에 건너편 자리에 앉은 사진에 미친(?) 친구놈을 바라봅니다.

그 친구도 카메라 버튼을 누르며 연신 자신이 찍은 오르골 사진을 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사진기만 뚫어져라 보고 있습니다. 친구 역시 저와 같은가 봅니다. 쇼핑백은 보이지 않고 달랑 카메라 가방만 옆에 있는 걸 보니 아무생각없이 사진 찍기에만 열중했나 봅니다.

음악이 내장되어 있는 오르골. 모든 제품에는 이 오르골이 들어 있습니다.
음악이 내장되어 있는 오르골. 모든 제품에는 이 오르골이 들어 있습니다. ⓒ 배상용
현미경 모양의 오르골. 현미경을 들여다 보니 예쁜 꽃모양이 보였답니다.
현미경 모양의 오르골. 현미경을 들여다 보니 예쁜 꽃모양이 보였답니다. ⓒ 배상용

아쉽긴 하지만 소중하고도 평생 잊지못할 추억이 하나 생긴 듯 합니다. 수만개의 오르골이 전시되어 있는 오르골 전시장을 보았다는 것과 그 아름다운 선율들을 들었다는 것. 그리고 그런 아름다운 것들을 모아 또 하나의 관광자원을 창출하는 일본인들의 번뜩이는 상술. 전세계에서 일등국민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어렴풋이나마 느끼며 소중한 추억으로 가슴속에 애써 담아 봅니다.

사실 이런 종류의 오르골은 처음 봤답니다.
사실 이런 종류의 오르골은 처음 봤답니다. ⓒ 배상용

일본이라는 나라, 항상 웃고 마주치는 이들마다 고개숙이며 인사를 하는 일본인 특유의 친절과 깨끗하고 용모단정한 매장의 종업원들, 그리고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려는 매장 외부의 독특한 장식들은 이번 일본여행을 다녀온지 한달을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가슴속에 잔잔한 감동으로 남아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배상용기자는 울릉도관광정보사이트 울릉도닷컴현지운영자이자 울릉군의회의원,울릉군발전연구소 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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