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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4주년을 맞아 2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소속 16개사와 합동인터뷰를 가졌다.  노무현 대통령이 합동인터뷰장에 입장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4주년을 맞아 2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소속 16개사와 합동인터뷰를 가졌다. 노무현 대통령이 합동인터뷰장에 입장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2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는 인터넷신문협회와 대통령과의 대화가 있었다. 나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의 자격으로 그 자리에 참석할 수 있었다.

이날 토론회는 개그우먼 김미화씨가 사회를 보았고, 김미화씨의 진행에 따라 대통령이 입장했다. 무엇보다도 가까이에서 대통령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언제나 마음 설레는 일이다.

지난 1월 중순경 대통령 신년연설 때도 나는 현장에서 대통령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한 달 사이에 많이 늙어보였다. 또 그날따라 유난히 쓸쓸하고 고독해 보였다. 힘이 빠져 보였다. 그동안에 대통령이 겪었을 고통과 고뇌가 엿보이기도 했다.

어려운 정치 이야기보다는 그저 그날 오고 갔던 이야기들을 원초적으로 느낀 점을 적어보았다.

@BRI@이날 이 자리에서는 북한 핵문제, 경제, 부동산, 과학 등 많은 주제로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갔다.

'취임 4주년 대통령과의 대화', 그 자체가 파격적이고 그전 같으면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었다. 더구나 평범한 주부인 내가 상 받을 특별히 좋은 일도 한 거 없이, 그것도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우리 동네의 뉴스거리로도 충분했다.

내 주변을 둘러보면 참여정부 들어 달라진 것은 앞에서 말한 그것뿐이 아니다. 내가 가끔 가는 동네에 있는 동사무소에 가면 마치 백화점에 온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친절해졌다.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던 동장실도 민원들과 아주 가까운 거리로 이동했다. 불편 사항이 있으면 동장에게 직접 건의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또 동사무소의 담장이 사라지고, 어린이도서관의 담장도 사라졌다. 그만큼 대통령이 국민과 가까이하고 싶다는 마음의 전달이라 생각된다.

시청도 마찬가지이다. 보육정책도 많은 고민을 하면서 나날이 달라지는 모습을 조금씩 보게 된다. 장애인문제도 시작에 불과하지만 새로운 탈바꿈을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확실하게 눈에 띄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나는 노사모도 아니고 지난번 대선에는 다른 후보를 찍은 사람 중 한 사람이다. 4년 전 대선을 통해 대다수 국민들의 선택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선출되었다. 나와 다른 의견이 있을 수도 있고, 내가 지지한 사람이 대통령이 안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세상 이치이다. 그런 결과 노무현 대통령이 그 자리의 주인공이 되었다.

대통령이 된 이상 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통령을 지켜보았다. 그동안 TV를 통해서, 신문을 통해서, 아름아름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어왔다.

가끔은 '야, 세상 참 많이 변했다'라고 생각이 들고, 가끔은 친구처럼 가까운 대통령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또 가끔은 '대통령이 저런 말은 왜 해서 우리 국민들을 실망시킬까?' 하는 생각도 든 것이 사실이다.

가까이서 직접 대통령의 말을 들어보니...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4주년을 맞아 2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소속 16개사와 합동인터뷰를 가졌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4주년을 맞아 2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소속 16개사와 합동인터뷰를 가졌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얼마 전인가, 노 대통령이 "대통령 하기 참 힘듭니다"라고 했을 때, 친구들과 만나면 "아니 누가 등 떼밀어 대통령 하라고 했나? 그럼 대통령의 자리가 그리 쉬운 자리인 줄 알았나?"라고 비판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가까이에서 직접 대통령의 말을 들어보니 나의 그런 고정관념은 무너졌다.

솔직하고, 꾸밈이 없고, 논리적이었다. 지난번 신년연설 때에, 부동산 이야기가 나왔을 때 대통령은 진심으로 머리를 숙여 국민들에게 사과와 미안함을 표했다. 쉽지 않은 일이라 생각된다.

그렇다고 대통령이 모두 잘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가 미루어왔던 일들이 조금씩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왜 우린 잘하는 일을 칭찬하지는 않는지, 그것이 기대에 못 미치는 작은 일이란 생각이었을까?

대통령의 말 중에 "인기가 없는 대통령은 옳은 말을 해도 공론도 해보지 않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그런 반면 "인기가 많은 대통령이 하는 말은 옳지 않은 일일수도 있는 것을 무조건 믿는 것도 잘못된 일"이란 말이 머릿속에 뱅뱅 돈다.

잠시 주변을 더 살펴본다면 노인들을 위한 시설과 복지행정의 작은 변화의 시작을 볼 수 있다. 또 작년 군에서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숨진 노충국 사건을 비롯한 군 부대의 자살, 폭행 등 크고 작은 사건사고 등 무슨 좋지 않은 일이 터질 때 감추기보다는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일들이다.

여태까지 손도 까닥하지 않던 몇십 년씩 묵은 일들이 하루아침에 유토피아처럼 달라질 수는 없을 것이다. 하루, 한 달, 1년, 10년…을 느긋하게 기다리다 보면 우리나라도 달라진 모습을 기대할 수 있으리라 믿어본다.

한 가정의 가장은 그의 가족들이 모두 편하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랄 것이다. 지금 대통령의 마음도 마찬가지란 생각이 든다. 우리 국민들이 모두 잘살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대통령의 마음일 것이다.

우리는 모두 큰 변화를 원하고 있다. 큰 변화를 원하는 만큼 작은 변화도 중요하다. 작은 변화를 잘하는 사람이 큰 변화도 잘할 수 있으리라 믿어본다. 자식이 아무리 잘한 일이 있어도 부모가 칭찬해주지 않고, 무슨 일이든 잘못했다고 한다면 그 아이는 제대로 기를 펴고 살 수 없을 것이다. 또 더 잘하고 싶어도 자신감이 없어지고 말 것이다.

대통령의 임기가 앞으로 1년이나 남아있다. 남은 기간 우리들이 대통령을 믿고 기다려 준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기대해본다. 또 이런 작은 일들이 밑 걸음이 되어 훗날에 노력하는 대통령, 좋은 대통령으로 남기를 희망해 보기도 한다.

그날 김미화씨의 격려를 받고 눈시울이 붉어지는 대통령을 나는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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