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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농·수·축산업에 종사하는 영남지역 50대 이상 기혼 남성들의 성평등 의식 수준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개발원이 지난해 전국 20세 이상 남녀 1500여명을 대상으로 적극적 조치 등 성평등 제도와 태도에 관한 국민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미혼보다는 기혼, 20대보다는 50대 이상, 학력 수준이 낮은 층 남성들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개발원은 최근 ‘성별 갈등 해소를 위한 젠더 파트너십 구축 방안’ 연구보고서를 발간하고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4.0을 만점으로 했을 때 직업별로는 학생(2.74)과 화이트칼라(2.69) 직종에 종사하는 남성들의 성평등 의식이 높은 반면 농축산(2.47) 분야 종사자들의 성평등 의식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서울·경기(2.66)지역 남성들의 성평등 의식이 높게 나타났으며, 영남지역(2.51)의 남성이 호남·제주(2.73), 중부권(2.67) 지역에 비해 성평등 의식이 현저히 낮았다. 연령별로는 20대(2.74)가 가장 높았으며, 60대(2.42)가 가장 낮았다.

보고서는 이처럼 남성들의 성평등 의식에 격차가 클 뿐 아니라 20대 미혼, 서울·경기지역, 화이트칼라 등 성평등 의식이 비교적 높게 나타난 집단에서도 남녀 간 의식 차이가 크다고 언급했다. 여성 관련 사안에 대해서 남성과 여성이 상당히 다른 관점에서 인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안상수 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은 “사회 전반적으로 성평등 의식이 완만하게 높아지고 있지만 가사, 육아 등 젠더 이슈에 있어서는 남녀간의 의식 차이가 크다”면서 “이는 사회 변화에 따라 여성의 의식 수준은 빠르게 변화하는 반면, 남성은 아직도 성별 분업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일부 20대 젊은 남성들이 인터넷을 통해 여성가족부 철폐 서명운동을 벌이며 여성정책에 대한 극심한 반발감을 드러낸 사례가 이에 해당된다. 이들은 또 여성할당제나 남성의 병역 의무 등이 남성을 소외시킬 뿐 아니라 역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해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다.

20대 대학생과 전문직 사이에서 격렬하게 불거진 ‘된장녀’ 논란도 남녀 간 인식의 차이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안 연구위원은 “앞으로 남성 중심적 조직이나 집단에서는 가사 등 남녀 역할 분업에 열심인 여성은 칭찬하고, 자기 일에 적극적인 여성 관리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등 여성에 대한 성차별이 갈수록 간접적이고 교묘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남성들의 의식 교육과 일-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직장 문화가 조성될 때 젠더 파트너십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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