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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신문 정대웅기자
[박윤수 기자]"웃다가 울다가… 공연을 보면서 부모님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고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습니다."(이경용)
"한번 더 공연을 볼 기회가 생기면 그땐 어머니의 손을 잡고 와야겠습니다."(andy)

화려한 볼거리 위주의 대작과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최근 공연계에서 인생에 메시지를 주는 뮤지컬 한편이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고 있다. 신혼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한 부부의 여정을 그린 작품 ‘아이 두 아이 두’의 홈페이지에는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의 가슴 찡한 감상문이 줄을 잇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작품은 드라마 ‘하늘이시여’, 뮤지컬 ‘맘마미아’로 유명한 배우 박해미씨가 제작을 맡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뮤지컬 ‘아이 두 아이 두’와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동시 출연에 뮤지컬 제작까지 맡아 눈코뜰새 없이 바쁜 박해미 '해미뮤지컬컴퍼니' 대표를 공연을 앞둔 무대에서 만났다.

"결혼한 부부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겪었음직한 에피소드들이 담겨 있어 관객들의 공감을 얻고 있는 것 같아요.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고 싶었습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인 ‘아이 두 아이 두’를 한국적 상황에 맞게 각색하는 과정 속엔 아이를 떼어놓고 이혼을 해야 했던 그의 경험이 녹아 있다. 그는 "이혼의 피해자는 아이들이고 자녀를 책임지지 못하는 부모는 큰 잘못을 저지르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특히 결혼을 앞둔 커플들은 꼭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이 작품은 그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2000년에 제작했었지만 사기를 당해 무대에 올리자마자 접어야 했던 뼈아픈 추억이 있는 것. 당시 임신 중이었던 그는 큰 충격을 받고 한때 대인기피증에 걸리기도 했었다고. 그는 일을 완전히 그만두고 한동안 육아에만 전념했다.

그런 그를 사람들 속으로 불러낸 것은 2004년부터 2006년까지 공연된 뮤지컬 ‘맘마미아’. 처음 오디션 제의를 받았을 땐 우리나라 대부분의 공연 오디션들이 미리 출연자들을 내정한 후 치르는 형식적인 것임을 알고 있기에 거절했었다. 그러나 영국 팀들이 직접 오디션을 본다는 말에 도전의식이 생겼고 결국 배역을 따내 큰 성공을 거뒀다.

'아이 두 아이 두'는 정식 무대에 올린 첫 작품이지만 그가 제작사를 차린 것은 이미 10여년 전이다. 1987년 졸업과 함께 서울시립가무단에 수석 합격했지만 결혼과 이혼을 거치며 7년 만에 무대로 복귀해 보니 30대 여배우가 설 자리는 없었다. 굽히고 들어가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성격도 못되는 그는 1994년 독단적으로 극단을 만들고 무료공연을 다녔다.

비록 작은 공연들이었지만 이를 통해 불우한 청소년과 무명배우들에게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줬다. 가장 열정적으로 보내야 할 청소년 시절을 공부에 파묻혀 사는 아이들, 이런 교육현실 속에서 거리로 내몰린 아이들에게 공연활동이 좋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으리라 믿었기 때문. 실제로 공연을 경험한 후 검정고시를 보거나 배우가 되는 등 새로운 꿈을 찾아가는 청소년들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차기작으로 계획하고 있는 작품은 연상연하 커플의 이야기. 8살 연하 남편과의 재혼으로 유명한 그의 러브스토리가 녹아든 작품이다. 최근 영화나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연하의 남편들이 꼭 바람 피우는 것으로 나오는 것이 불만이라며 직접 겪은 실제적인 에피소드를 그리고 싶단다.

그는 화려함만 강조하거나 가벼운 감성으로 포장한 작품들이 넘쳐나는 최근 공연계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연극은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이자 인간의 가치관을 뒤집을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하는 그는 감동이 하루에 끝나지 않고 관객의 인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앞으로 청소년을 위한 공연문화운동을 다시 시작하는 한편, 우리 작품을 세계화시키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그는 또한 자신의 이름을 건 ‘박해미 TV 토크쇼’를 진행하고 싶은 꿈도 가지고 있다. 미리 짜여진 대본에 똑같은 질문만 반복하는 지금의 TV 토크쇼를 비판하면서 “보통사람부터 유명인까지 누구나 출연할 수 있고 대본이나 콘티 없이 진솔하고 깊은 대화를 통해 화두를 이끌어내는 진정한 토크쇼를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덧붙이는 글 | ▶2월 28일까지 상상아트홀 공연. 문의 02)3404-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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