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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눈쌓인 지리산이 보인다
멀리 눈쌓인 지리산이 보인다 ⓒ 고병하
수정같이 맑은 화엄사 계곡물
수정같이 맑은 화엄사 계곡물 ⓒ 고병하

화엄사 경내로 진입하니 내 눈 앞에 지리산이 보인다. 지난번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고 있다.

대학 1학년 여름에 화엄사 뒷길로 노고단을 오르고, 어찌나 힘들던지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농담을 하곤 했었다. 요즘엔 자동차로 성삼재까지 올라간 후 조금만 걸어가면 되니, 세월이 많이 흘렀나 보다.

화엄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걸어가는 도중에 계곡물을 보니 수정 같았다. 내려가서 차가운 물이지만 손을 담그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드디어 화엄사에 도착했다. 10년만에 찾아오니 많이 변한것 같기도 하고 어리둥절했다. 일주문, 금강문, 천왕문, 보제루까지 직선형 진입로를 따라 올랐다.

화엄사 일주문
화엄사 일주문 ⓒ 고병하
천왕문 쪽에서 바라본 보제루
천왕문 쪽에서 바라본 보제루 ⓒ 고병하
각황전 쪽에서 바라본 보제루
각황전 쪽에서 바라본 보제루 ⓒ 고병하

보제루는 천왕문 쪽에서 보면 2층 누각인데, 대웅전 쪽에서 보면 단층 건물이다. 보제루는 승려와 신도들의 집회를 목적으로 지은 것이다. 세월의 흐름을 보여주는 기둥들은 화엄사의 역사를 보여 주는 듯 하다.

보제루에서는 신라시대의 사리구와 화엄사의 국보와 보물, 화엄사 소장 성보 그리고 국보 301호인 괘불탱화가 전시되고 있었다.

대웅전은 조선 인조 8년 (1630년) 벽암대사가 세웠으며, 화엄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동오층석탑은 보물 제 132이며, 꾸밈이 없고 단층의 기단이며 탑돌로 되었다.

대웅전과 동오층 석탑
대웅전과 동오층 석탑 ⓒ 고병하

화엄사에 대해 알아보자.

화엄사는 백제 성왕 22년(544년)에 인도에서 온 연기존자(성인)에 의해 최초로 창건되었다. 연기존자는 몸통은 거북이 같고 얼굴은 용과 같이 생긴 상서로운 동물로 바다에 살고 날아다니는 '연'이라는 동물을 타고 화엄경과 모친인 비구니 스님을 모시고 이곳 황둔골(지금 화엄사 산중)에 와서 기거하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예를 다해 모셨고, 스님의 가르침을 받고 차츰 신도가 되어 갔다. 스님은 마을 사람들 질병을 고쳐주었고 효심이 깊어 노모를 극진히 모셨다. 마을 사람들은 감동하여 두 스님이 기거할 집인 해회당(요사채)과 대웅상적광전(대적광전)이었으며 도량의 이름을 화엄사라 하였다.

화엄이란 부처님 세계를 가리키는 다른 말이다. 부처님 세계를 일러놓은 말씀을 기록한 경전을 '화엄경'이라 하는데 화엄사란 이름은 연기존자의 소의경전(교본)인 화엄경의 명칭에서 따온 것이다. 화엄사 이곳이 중생들을 화엄 세계로 인도하는 현세에서의 부처님 세계임을 천명한 것이다.

각황전과 서오층 석탑
각황전과 서오층 석탑 ⓒ 고병하

위풍당당 각황전은 위엄 있고 기품 있어 보인다. 내부는 통층으로 되어 있어 그야말로 웅장함이 느껴지는 곳이다.

스님의 "옴마니 반메홈" 불경 소리를 듣고 아들 준호가 "정말 소리가 좋다"고 거듭 말했다. 각황전에 울려 퍼지는 스님의 염불소리가 아들의 마음에 평화로움을 준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각황전 앞의 석등
각황전 앞의 석등 ⓒ 고병하

국보 제 12호인 석등은 높이 6.4m로 세계에서 가장 큰 석등이다. 불교에서 의식용 등을 밝히기 위해서 만든 등이다. 돌에 새겨진 연꽃무늬가 아름답다.

화엄사 가람 중심에서 서북방의 '효대'라고 불리는 높은 대지에 사사자 삼층 석탑과 공양상이 있어서 올라가 보았다. 노송과 어우러진 곳에 정겹게 서 있었다.

사사자 삼층 석탑은 화엄사를 창건한 연기조사가 어머니의 명복을 빌며 세운 탑으로, 특이한 의장과 세련된 조각 솜씨를 자랑하는 걸작으로 국보 제 35호이다.

사사자 석탑 앞에는 석탑 공양상이 있다. 머리에는 석등을 떠받치고 세 기둥 사이에 한 무릎을 세우고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화엄사 사사자 삼층석탑과 공양상
화엄사 사사자 삼층석탑과 공양상 ⓒ 고병하

석탑 앞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열심히 절을 하시는 모습을 보던 자연이가 옆에 가서 절을 하고 있다.

높이 13m, 폭 8m인 괘불탱화가 보제루에 전시되고 있다. 괘불은 국가에 천재지변이 생겼을 때나 기우제, 영산재, 석탄일 같은 날 신도들이 야외에서 큰 법회나 의식을 할 때 모시는 신앙의 대상물이라고 한다.

국보 301호인 괘불탱화
국보 301호인 괘불탱화 ⓒ 고병하
시간 여유가 없어서 중심 건물과 보물 위주로만 둘러보았다. 불교 신자도 아니고 건물이나 탑에 일가견이 있는 것도 아닌 탓에 수박 겉핥기식으로 본 것 같아 아쉽다. 탑 하나를 봐도 아이들과 자세히 살펴볼 걸 그랬다.

덧붙이는 글 | 지난 1월 13일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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