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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대학교 홈페이지에 올라온 대형할인점 도난카트 수거 알바 게시물.
모 대학교 홈페이지에 올라온 대형할인점 도난카트 수거 알바 게시물. ⓒ 이준혁

"학교 및 기숙사 내 카트 신고하시면 개당 5천원 드립니다"

지난 12일 수도권의 한 대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 화제다. 이 대학 정문에서 가까워 대학생 고객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한 대형마트에서 대당 5천원이란 '포상금'까지 걸고 잃어버린 쇼핑카트 찾기에 나선 것이다. 일명 대형할인점 도난카트 수거 알바 게시물.

지난 2005년 5월 개점한 이 대형마트에서 지금까지 분실된 쇼핑카트는 전체 1400대 가운데 300~350대 정도. 분실률이 20%에 이르러, 보통 10% 안쪽인 다른 점포보다 2배 이상 높다. 쇼핑카트 한 대 가격은 12만원. 이 점포 처지에서는 4000만원 정도 손해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셈.

이 점포 보안팀 관계자는 "지금까지 대학 구내에서 찾은 쇼핑카트만 50여대에 이른다"면서 "학생들이 축제나 엠티 때 필요할 물품들을 카트에 담아 가져간 뒤 되돌려주지 않고 동아리방이나 기숙사 등에 그냥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겨울방학이라 기숙사나 동아리방들이 잠겨 있어 회수 작업에 어려움을 겪다 보니, 결국 학생들이 직접 카트를 찾아오면 대당 5천원이나 준다는 '엽기적인 아르바이트'까지 만들게 된 것이다.

대형마트, 쇼핑카트 분실 골머리

대형마트들은 쇼핑카트 분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 매장.(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대형마트들은 쇼핑카트 분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 매장.(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 오마이뉴스 김시연
대형마트의 쇼핑카트 분실이나 도난은 단지 대학가만의 문제는 아니다. 99년에 개점한 수원의 한 대형마트는 개장 당시 1000대의 카트를 비치하고 이후 200개의 카트를 더 비치했지만, 2년이 지난 2001년에는 절반도 남아있지 않았다고 한다. 점포당 쇼핑카트 800~1000대 정도를 비치한 롯데마트 역시 분실률이 5~6% 정도다.

이 때문에 대다수 대형마트에서는 카트 이용시 100원짜리 동전을 넣고 반환시 돌려받는 '코인락'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또 일부 대형마트는 '카트 외부수거반'이나 '카트 반출방지반' 등을 만들어 도난에 대비하기도 한다. 하지만 직원들이 퇴근한 야간에는 관리가 어렵고 카트째 자동차 트렁크에 싣는 일부 얌체족들까지 있어 속수무책이다.

지난해 초 코인락 제도를 없앴던 롯데마트는 올해 1월부터 다시 도입했다. 롯데마트 홍보팀 관계자는 16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분실률에 큰 차이는 없지만 반환이 잘 안 돼 관리가 어렵고 매장이나 주차장에 쇼핑카트를 그냥 방치하는 바람에 사고 위험이 높아 다시 코인락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쇼핑카트까지 지켜야하는 대형마트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국정브리핑(korea.kr)에도 실린 글을 <오마이뉴스>에서 보완취재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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