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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의 사막
요르단의 사막 ⓒ 정현순
요르단으로 들어섰다. 다시 사막이 시작된 것이다. 그런 메마른 사막에는 아직도 유목민이 살고 있었다. 대충 얼기설기 맞춘 나무 위에 조금만 세찬 바람이 불면 날아갈 것 같은 천막으로 집을 지었다. 그런가 하면 흙벽돌로 지은 집도 보인다. 작은 앞마당엔 양이 보이기도 했다.

이집트, 이스라엘, 요르단을 연결하고 있는 것은 광활한 사막이었다. 내가 그동안 지나쳐온 사막의 모습이 그려졌다. 사막은 다 똑같을 거란 내 생각과는 달리 각각 다른 모양, 다른 표정을 지니고 있었다.

어떤 곳은 굵은 흙이, 어떤 곳은 가늘고 고운 가루분이 있었다. 어떤 곳은 초록이 있어 마치 오아시스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사막이 시작되면서 가끔 사람도 보이고 자동차도 보여 그곳도 사람이 사는 곳이란 것을 알게 했다. 내가 지나쳐온 사막들은 얼마나 될까?

이집트의 사막
이집트의 사막 ⓒ 정현순
이집트를 떠나고 처음 본 사막 위에는 공동묘지가 있었다. 지금 그 공동묘지에서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믿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공동묘지를 얼마나 지나쳤을까. 정말 사람이 살고 있는 흔적이 보였다.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고 빨래도 널려 있었다.

자동차가 보이는 사막
자동차가 보이는 사막 ⓒ 정현순
다시 끝도 보이지 않는 사막이 나타났다. 그런 그곳에도 전신주가 보였다. 전신주가 그렇게 많이 보였지만 밤에 전등이 켜있는 곳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안내원에게 물어보니 전기를 다른 나라에 판다고 한다.

초록이 있는 싱그러운 사막
초록이 있는 싱그러운 사막 ⓒ 정현순
그런가 하면 이런 초록의 싱그러움도 있었다. 누런 사막의 모래들을 보다가 초록색깔을 보니 눈이 다 훤해지는 느낌이었다.

공사중인 사막
공사중인 사막 ⓒ 정현순
공사하다 중단 된 줄 알았다. 하지만 중단 된 곳이 아니라 지금도 공사하는 곳이라고 한다. 이집트 사람들의 특성이 바쁜 것이 없다는 것이다.

모자를 쓴 것 같은 사막
모자를 쓴 것 같은 사막 ⓒ 정현순
마치 멕시코 전통 모자를 쓰고 있는 듯한 사막이 보였다. 이 사막은 계속 이어졌다. 어느 정도 가니까 모자를 쓴 듯한 사막은 사라지고 말았다. 사막도 정말 다양했다.

수에즈운하 입구
수에즈운하 입구 ⓒ 정현순
수에즈운하 입구의 사막 풍경. 수에즈운하는 1869년에 오늘날의 운하 형태로 개통되기까지 아랍 상인들이 이집트 농산물을 실어가는 데 중요한 교통로였다. 교통량이 늘어남에 따라 꾸준히 확장을 계속해 현재 운하의 길이는 173km에 달한다. 이 운하를 건너 시나이 반도로 들어가는 연결지점에는 나루터 네 곳과 해저 터널 한 곳이 있는데 진입로를 포함해 총 연장이 4,5km라고 한다.

이스라엘사막에 낙타와 주인
이스라엘사막에 낙타와 주인 ⓒ 정현순
이곳은 이스라엘 사막이다. 멀리서 낙타를 몰고 오는 사람이 보인다.

양과 사람과 하늘, 사막
양과 사람과 하늘, 사막 ⓒ 정현순
우리 일행이 그곳에서 설명을 듣고 있었다. 그때 양떼들이 우리가 서있는 앞을 지나려다 사람들이 서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 우리의 시선이 모두 양들에게 쏠렸다.
"어머나 저 양들 좀 봐. 참 귀엽다."
"우리가 있어서 놀랐나 봐."

그러나 양들은 그 자리에서 한발도 더 내딛지 않는다. 목동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정말 순한 동물이었다. 그곳에서 고개를 푹 숙인 채 한동안 꼼짝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목동이 무어라 명령을 하니깐 아래로 뛰어 내렸다. 혹시 다치지 않았는지 걱정이 되었다. "저 양들 좀 봐 다치면 어쩌려고"하고 걱정하는 말이 여기저기에서 흘러나왔다.

목동의 명령에 잘 따르는 양들
목동의 명령에 잘 따르는 양들 ⓒ 정현순
다행히 다친 양은 한 마리도 없었다. 양들은 목동의 지시에 따라 목동의 뒤를 따라간다. 우리의 시선은 한참이나 그 양들을 쫓아갔다.

꿈란 유적지
꿈란 유적지 ⓒ 정현순
사막 한가운데 있는 꿈란 유적지. 1947~56년에 아랍유목민들과 고고학자들이 사해 북서안 꿈란 폐허근방 동굴 11곳에서 2천여 년 전 꿈란 수도자들(에쎄느들)이 남긴 문헌들을 많이 발견했다고 한다.

꿈란 유적지 주변
꿈란 유적지 주변 ⓒ 정현순
꿈란 유적지 주변 풍경이 근사하다. 커다란 야자수 나무가 있고 파헤쳐진 유적지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이런 사막 한가운데 저렇게 큰 야자수 나무가 잘 자라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오래전에 사용했던 우물도 보였다. 지금은 그 깊고 큰 우물이 바싹 메말라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모래산맥을 이루고 있는 사막
모래산맥을 이루고 있는 사막 ⓒ 정현순
마치 산봉우리처럼 모래산을 이루고 있는 사막. 이렇게 광활한 사막은 무엇을 품고 있는 걸까? 사막은 무엇이라 말을 하고 있는 듯했다. 조용히 사막의 풍경을 보고 있는데 두 사람이 주고받는 말에 모두 박장대소 한다.

"이런 큰 사막이 우리나라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어떻긴 뭘 어때? 부동산 투기꾼들이 가만히 놔두겠어? 그리고 무슨 개발이라도 했겠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BS U포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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