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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4일 열린 '춘천어린이도서관 건립을 위한 문화 한마당'
10월 14일 열린 '춘천어린이도서관 건립을 위한 문화 한마당' ⓒ 이선미
"얼마전 개관한 서면도서관을 가봤는데, 너무 좋아보였어요. 춘천에 도서관이 하나 더 생기니 좋지만, 서면은 시내에서 너무 멀고 하수종말처리장 근처라는 것이 좀 그렇더라구요."

춘천시 서면에 시댁을 두고 있는 박수진(34·공부방교사)씨의 말이다. 지자체에서 도서관 하나를 또 개관한다는 것이 반가운 일이지만, 정작 시내에 걸어서 갈 수 없는 도서관이 없다는 것이 주민들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타 도시와 비교해 춘천시에 있는 도서관의 수가 적은 것은 아니지만, 모두 동서남북으로 외곽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자가용차가 아니면 이동하기 힘든 현실이다. 이러한 춘천의 도서관 지형 속에 요즘 새롭게 어린이도서관 건립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3월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본부의 제안으로 민간자본과 춘천시, 춘천 시민이 함께하는 어린이도서관을 만드는 것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고 각 시민단체와 어머니 독서회, 동화읽는 어른등이 모여 '춘천어린이도서관건립추진위(준)'이 만들어졌다.

어린이도서관만들기 운동에 참여하게된 건립추진위원들은 약 170여명이며 여러 문화계 인사들이 자문위원으로 위촉될 예정이다.

건립추진위(준)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란(39)씨는 "비록 민간자본의 도움으로 춘천에 도서관이 만들어질 가능성은 열렸지만, 중요한 것은 춘천시와 시민들의 의지를 모아 함께 도서관을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공청회나 어린이도서관건립서명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어린이도서관 건립움직임과 함께 춘천의 공공 도서관 또한 많은 변화가 생겼다. 춘천시립도서관과 춘천평생교육정보관의 경우, 어린이실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에 의해 방바닥 도서실을 만들고 여러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다.

4살짜리 딸을 둔 허은주(35)씨는 "예전에 비해 공공도서관이 좋아져서 아이들 데리고 자주 다니고 있지만, 버스를 타고 40분 걸려 도서관을 오는 일이 쉽지는 않다"며 어린이도서관이 주거지 지역에 생겼으면 하는 바람을 밝혔다.

어린이도서관건립운동을 기폭제로 춘천에는 도서관과 관련된 얘기가 학부모들 사이에서 많이 오가고 있으며, 이러한 움직임들에게 대해 긍정적인 작용들이 더 많아 보였다.

시민단체 부설로 3년째 운영되고 있는 후평동 꾸러기어린이도서관 김주묵 관장(44)은 "3년 전 동네 어린이도서관을 만들때만 해도 어린이도서관이라는 말이 지역에서 생소했는데, 이제는 어머니들이 먼저 도서관의 접근성에 대한 고민들을 많이 하고 아파트 도서관 개관에 대해 도움을 요청하는 일들도 생겼다"며 어린이도서관만들기운동에 대해 고무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김 관장은 "보통 사람들이 도서관 건립에는 신경을 쓰지만 건립이후 운영에 대해서는 깊은 고민이 없어 보인다"며 "어린이도서관운동의 질적 도약을 위해서는 도서관 운영 마인드를 키우고 지속적으로 이를 유지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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