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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녁 한강 자전거도로 모습. 자전거족과 보행자들의 안전 문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해질녁 한강 자전거도로 모습. 자전거족과 보행자들의 안전 문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 오마이뉴스 김시연
며칠 전 산에 오르던 중에 눈인사 정도로 자주 뵙던 어르신 한 분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젊은 사람이 자주 산에 오르는 것을 보니 꽤나 산을 좋아하나 보군요."
"예, 따로 시간을 내서 운동하기가 어려워서요. 할아버지께서도 등산을 좋아하시나 봐요. 제가 올라 올 때마다 운동을 하고 계시는 것을 뵈었는데."
"산이 좋지요. 많은 것을 우리에게 주잖아요. 요구하지도 않으면서…."
"근데 할아버지 다리에 붕대를 감고 계시는데, 어디 다치셨나요?"
"아, 이거요. 그 놈에 자전거 때문이죠. 까딱했으면 큰 사고 날 뻔했어요."

할아버지께서는 좁은 등산로에서 미처 피하지 못하고 자전거에 다리를 약간 다친 모양이었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요즘은 좁은 등산로 쪽으로는 아예 발걸음도 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나이 드신 분들이 좁은 등산로에서 산악자전거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며 할아버지께서는 우려섞인 말씀을 하셨다.

"자전거를 타고 왜 산 정상으로 오르락 내리락하는지 모르겠어. 그놈이 정상에서 빠르게 등산로로 내려오는 경우에는 정말로 겁이 나 옴짝달싹도 못하고 옆으로 비켜서야 하는 경우도 많아. 자칫하면 크게 다치겠더라고…."
"할아버지께서 자전거를 타시는 분께 말씀을 좀 드리지 그랬어요."
"그 사람들도 모두 산을 즐기는 사람들인데, 꼭 그렇게 말하기가 좀 그랬어. 그렇다고 자연을 해치며 다니는 것도 아니고, 다만…."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복잡하고 혼잡한 교통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전거를 통행의 수단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즐김의 스포츠로도 자전거는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부응이나 하듯이 지자체들은 공해없는 도시 조성의 하나로 자전거도로를 만들어 많은 시민들에게 쾌적함과 함께 여유로운 삶의 공간을 선사하고 있다.

산악자전거도 잘 달려야 환영 받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런 자전거도 때에 따라서는 자칫 사고의 위험을 일으킬 수 있는 대상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특히 좁은 통행로나 등산로 같은 곳에서는 자칫 과속으로 달리는 자전거에 보행자들이 크게 다칠 수도 있다는 점은 간과되는 것 같다.

분명 자전거는 현대인들에게 자동차 문명의 공해와 혼잡스러움으로 찌들어버린 심신을 달래줄 수 있는 대안임에 분명하다. 특히 최근 많은 이들로부터 자전거 타기 캠페인이 개최되는 등 자전거는 분명 21세기 통행 수단의 획기적인 수단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그런 자전거도 때론 사람들에게 위협적인 운행수단이 될 수 있음과 동시에 자전거를 탈 곳과 타지 말아야 할 곳을 분명히 알려주고 교육하는 그런 환경도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특히 좁은 등산로에서 험악해(?) 보이기까지 한 산악자전거로 등산객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하거나 그들을 위험으로 내몬다면 그건 오히려 자전거가 주는 혜택보다는 그로부터 받는 피해가 훨씬 심해질 수도 있다는 점을 널이 헤아려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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