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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목사야, 먹사야?”

어느 목회자가 집회 가서 낡은 교회 건물에 실망한 기색을 보이자 사모가 던진 질문이란다. 성도들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목회자가 교회 건물에 정신 팔려있는데 대한 질책이다.

어느 때부턴가 ‘목사’라는 말 대신 ‘먹사’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기독교 안티들이 기독교를 개독교라 부르는 것 같이 목회자를 비꼬는 말이다. 뜻이 사뭇 궁금해 찾아봤다. ‘개독교=개같은 기독교’, ‘먹사=먹고 살기 위해 진리를 팔아먹는 사람들’이란 답이 나왔다.

“기독교는 독선과 배타성으로 가득 차 있으며 영향력 있는 목사가 자연재해를 신의징벌로 해석하거나 단군상 목을 자르는 등 비상식적이고 반사회적 망발을 서슴지 않는다.”

안티들 말이다. 이들은 “기독교의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교리가 ‘먹사’들에게 밥을 먹여줄 뿐만 아니라 그들을 특권계급으로 만들어 주는 자양분”이라고 비꼰다.

왜 타종교엔 없는 안티들이 기독교엔 몰려있을까. 답은 이미 나와있다고 본다. 사랑과 포용을 베풀고, 병든 사회 치료에 앞장서야 할 목사들이 오히려 분열과 정죄를 일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7일 기독교가 참여한 두 단체가 창립됐다. 국가발전국민연대와 민주평통 종교인 포럼이란 단체다. 많은 목사들이 참석했다. 그러나 내뱉는 말은 상반됐다. 마치 다른 두 개의 기독교를 보는 듯 했다.

국가발전국민연대 창립에 참석한 이들은 “우리의 적은 북한 김정일과 남한의 친북·좌파·반미세력”이라며 이들과 싸워야 한다고 핏대를 세웠다. 또, 최근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참여와 관련, 전쟁 불사론까지 주장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한나라당 모 의원과 같이 ‘전쟁불사론’ 주장까지 튀어나왔다. “아멘”이 터졌다.

7일 열린 민주평통 종교인 포럼 창립식. 참석한 목사들은 “북한 핵실험을 빌미로 이 땅을 위협하는 세력들에 종교인이 저항하고 민중들을 단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북에서의 핵 개발을 한 소수 집권세력의 과오로 다수의 배고픈 형제들을 저버리는 우을 범하지 말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미움·다툼·분열의 벽을 넘어 사랑·용서·일치의 길을 찾자”고 호소했다.

북한이란 한 대상을 놓고 이런 상반된 목사들의 말에 궁금증이 인다. 누가 ‘목사’고 누가 ‘먹사’일까.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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