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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지 웨버 증후군 등 3가지 희귀병을 동시에 앓고 있는 은총이. 은총이 아빠인 박지훈씨와 얼마 전 희귀병으로 아들을 잃은 박봉진씨는 건강보험 적용 등 희귀난치병 환아들에 대한 정부의 의료지원 확대 등을 촉구하기 위해 국토대장정을 떠났다. 이들의 최종 목적지는 보건복지부이다.
스터지 웨버 증후군 등 3가지 희귀병을 동시에 앓고 있는 은총이. 은총이 아빠인 박지훈씨와 얼마 전 희귀병으로 아들을 잃은 박봉진씨는 건강보험 적용 등 희귀난치병 환아들에 대한 정부의 의료지원 확대 등을 촉구하기 위해 국토대장정을 떠났다. 이들의 최종 목적지는 보건복지부이다. ⓒ 장희용
스터지 웨버 증후군과 크리펠 트레노우네이 웨버 증후군, 오타모반 증후군이라는 희귀난치성 질환을 3개나 동시에 앓고 있는 박은총(3살)군. 은총이가 태어나고 희귀난치성 질환 판정을 받았을 당시 병원에서는 "길어야 6개월 밖에 살수 없다"는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은총이는 지금 3살로 비교적 건강한 상태다. 하지만 은총이가 오늘의 건강한 모습을 언제까지 보여줄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 희귀난치성 질환 자체가 현대 의학으로는 질환의 원인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완치를 목적으로 하는 치료가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은총이의 경우도 병의 완치 목적 치료보다는 병의 퇴행을 최대한 늦추는 현상유지 정도의 치료만 하고 있다. 완전한 치료 방법이 없어 완치를 기대하기가 지극히 어려운 현실적 상황에서 은총이 아빠와 엄마는 하루하루 아이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은총이 아빠와 엄마는 괜찮은 듯 하다가도 갑작스레 심한 경기와 함께 고통을 호소하고, 하반신 중 한쪽만이 빠르게 성장하는 아이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더욱더 안타까운 현실은 의료보험 미적용 등 아이의 치료에 따른 비용을 더 이상 감당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은총이 아빠 박지훈(33)씨는 "그동안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3차례의 수술과 3년간의 치료비용으로 인해 살던 전셋집 보증금까지 모두 썼다"며 "아이의 치료방법이 없는 현실도 마음이 아프지만, 의료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한 달 치료비로 수십 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써야 하는 현실이 더 힘들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 같은 현실 때문에 장기간 치료를 지속해야 하는 희귀난치병 환아들은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박 씨는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가정이 경제적으로 파탄이 나고 최악의 경우 가정이 해체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의 획기적인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희귀난치병 환아를 둔 부모들과 '여울돌' 등 희귀난치병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던 단체들이 정부에 의료보험 적용 확대를 주장하고 있지만 일부 난치병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만 이루어졌을 뿐, 아직 대다수 희귀난치병 환자들이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의 의료지원 확대를 거듭 촉구했다.

보건복지부에 의료지원 확대 탄원서와 100만 서명서 전달

지난달 12일 국토대장정 발대식 사진. 도보 행진의 슬로건은 '아버지의 이름으로'이다. 하루 30-40㎞를 걷는 이들이 예상대로라면 보건복지부에 도착하는 시간은 오는 20일. 도보행진 기간동안 거리에서 받은 서명과 온라인 통해 받은 서명(목표 100만명)을 탄원서와 함께 전달, 정부의 의료지원 확대를 촉구할 방침이다.
지난달 12일 국토대장정 발대식 사진. 도보 행진의 슬로건은 '아버지의 이름으로'이다. 하루 30-40㎞를 걷는 이들이 예상대로라면 보건복지부에 도착하는 시간은 오는 20일. 도보행진 기간동안 거리에서 받은 서명과 온라인 통해 받은 서명(목표 100만명)을 탄원서와 함께 전달, 정부의 의료지원 확대를 촉구할 방침이다. ⓒ 장희용
박씨의 주장처럼 현재 희귀난치성 질환에 대한 정부의 의료비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는 희귀난치성 환자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 2004년까지 혈우병 등 11개 질환에만 지원되던 의료비를 2005년에는 71종으로, 올해는 89종으로 확대하는 등 점진적으로 의료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검사와 진료비가 많아 환자와 가족의 경제적 어려움은 여전하다. 또한 재활시설 이용이나 보조기구 구매, 간병 서비스 등 간접적인 의료비 지원은 전체 수요의 10%도 충족하지 못하는 실정이고 보면 표면적인 지원 확대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받는 혜택은 미비하다고 희귀난치성 환자 가족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정부는 지속적으로 희귀성 질환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는 있다고 하지만 은총이를 비롯해 아직 많은 희귀난치병 환자들이 건강보험 혜택 등 의료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희귀난치병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등 의료지원 확대와 함께 이들 환아들과 부모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아버지의 이름으로'라는 슬로건을 걸고 은총이 아빠인 박지훈씨와 희귀난치성 환아 후원단체인 ‘여울돌’ 박봉진(33) 대표 등 두 아버지가 도보로 국토대장정에 나섰다.

지난 달 12일 강릉을 출발한 도보 행진은 희귀난치병 환아가 있는 대구, 부산, 군산, 천안, 수원, 성남, 부천, 서울 등을 차례로 방문한다. 그리고 지역에 있는 환아와 환아 가족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들의 어려움과 정부에 대한 요구를 수렴, 최종 목적지인 보건복지부를 방문해 희귀난치병 환자들에 대한 의료지원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또한 도보행진 도중 받은 서명과 온라인을 통해 받은 서명서(목표 서명 100만명)를 보건복지부에 전달할 방침이다.'아버지의 이름으로 (http://papalove.or.kr)'와 '여울돌(http://yeouldol.com)','싸이월드(http://cytogether.cyworld.nate.com/campaign/onlinesign/campaign_onlinesign_sign_registform.asp?info_seq=154&town_id=70001239) '에서 온라인 서명을 받고 있다.

지난달 12일 강릉을 출발한 지 7일로 27일째를 맞는 이들은 충청남도 부여에서 천안을 향해 도보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하루 30∼40㎞를 걷고 있는 이들이 남은 방문지인 수원과 성남, 서울과 부천을 거쳐 보건복지부에 도착하는 시일은 예상대로라면 오는 20일(늦어지면 24일)이다.

희귀난치병 환아들에 대한 정부의 의료지원 확대와 세상의 따뜻한 관심을 위해 도보로 국토를 행진한 이 두 아버지의 바람을 보건복지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지금 희귀난치병 환아들과 그 가족들은 이 두 아버지의 바람이 꼭 이루어지기를 기도하고 있을 것이다.

국토대장정에 나선 두 아버지의 편지

이 두분의 모습에서 진정한 '아버지'를 봅니다. 보건복지부로 향하고 있는 박지훈(오른쪽)씨와 박봉진씨. 이들의 희망을 정부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 두분의 모습에서 진정한 '아버지'를 봅니다. 보건복지부로 향하고 있는 박지훈(오른쪽)씨와 박봉진씨. 이들의 희망을 정부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 장희용
아래 편지는 도보 행진을 하고 있는 박지훈씨와 박봉진씨가 지난 6일 기자의 메일로 보내 온 글이다. 짧은 편지지만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의 애틋한 마음과 도보 행진을 하면서 느끼는 마음이 담겨 있어 소개한다.

"사랑과 희망을 나눠주고 싶습니다"

"제 두 눈엔 우리 은총이가 너무 예쁩니다. 여느 아이들과 똑같이 잘 놀고, 잘 먹고, 잘 자고, 너무 괜찮습니다. 그런데 남들은 그렇지 않게 보이나 봅니다. 스터지 웨버 증후군으로 인해 얼굴 전체의 붉은 점을 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심하게 화상을 입은 줄 오해합니다. 의사선생님께서 그러시는데 은총인 조금 많이 아파서 또래 아이들보다 뭐든지 많이 늦을 거라 합니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제 아들에게 따스한 세상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자식에게 배운 사랑을 희망이라는 마음에 소중히 담아서 우리나라 구석구석 뿌려주고 싶습니다. 은총이를 통해 받은 사랑을 아직 사랑과 희망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꼭 나눠주고 싶습니다. 끝이 아닌 이제 시작이라고 아버지의 이름을 걸고 내 아들 은총이를 위해 약속합니다."


"오늘도 걷고 또 걷습니다"

이번 대장정을 빌어 제 비밀을 세상에 처음으로 밝힙니다. 저 또한 치료가 불가능한 선천성 야맹증으로 33년을 살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원망의 가장 큰 이유였지만, 여울돌 천사들을 통해 더욱 겸손할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아이들과 세상에서 당당해지고 싶습니다. 얼마 전 투병 중에 하늘로 간 민석이의 아빠로, 10명 아이들의 아빠로 걷겠습니다. 비록 피곤한 몸 아픈 다리지만, 이상하리만치 마음은 평온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그 마음 하나로 오늘도 걷고 또 걷습니다. 응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장희용

ⓒ 장희용

ⓒ 장희용

ⓒ 장희용

ⓒ 장희용

이들은 국토대장정을 하면서 각 지역에 있는 희귀난치병 환아와 가족들을 만나 정부에 대한 요구사항 등을 수렴해 정부에 탄원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이들은 국토대장정을 하면서 각 지역에 있는 희귀난치병 환아와 가족들을 만나 정부에 대한 요구사항 등을 수렴해 정부에 탄원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 장희용

'아버지의 이름으로.' 희귀난치병 환아들과 가족의 염원을 담고 오늘도 도보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희귀난치병 환아들과 가족의 염원을 담고 오늘도 도보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 장희용

덧붙이는 글 | 아름다운 두 아버지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시고 온라인 서명에 많은 동참을 바랍니다. 큰 힘이 될 것입니다.(시골아이와 다음에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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