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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지역인재추천채용제>로 6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김성희(금강대 4학년에 재학중)양.
지난 10월 <지역인재추천채용제>로 6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김성희(금강대 4학년에 재학중)양. ⓒ 윤형권
김성희(여·23세)양은 계룡산자락에 위치한 금강대학교 중국어통역전공 4학년에 재학 중이다. 김양은 중앙인사위원회가 실시한 <지역인재추천채용제>를 통해 지난 10월 19일 6급 행정직에 최종 합격했다. 올해 김양과 함께 <지역인재추천채용제>로 채용된 사람은 행정과 기술직이 각각 25명씩으로 전국에서 50명이다.

김성희양은 내년 2월 견습직원직무연수교육을 마치고 희망부처로 배정받아 2~3년간의 견습근무과정을 거쳐 정식 6급 공무원으로 임용된다. 견습기간에는 6급 1호봉 수준의 급여를 받는다.

김성희 양이 이 <지역인재추천채용제>에 관심을 갖고 치밀한 준비를 하기 시작한 것은 대학 3학년 때다. 학교 취업정보실로부터 <지역인재추천채용제>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아 바로 이것이 내가 기다렸던 것이다”며 흥분 했다고 한다.

다음은 김성희 양과의 일문일답이다.

- 언제부터 공무원시험을 준비했나?
"3학년 1학기 초에 지역인재추천채용제에 대해 알았어요. 2학년 까지는 막연하게 공무원이 되려는 생각은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정하기는 않았었어요. 이 제도를 알게 된 후인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험에 대비 했어요.”

- 신생학교이기도 하고 지역인재추천채용제가 실시 된지 얼마 되지 않아 시험정보가 부족했을 텐데 어떻게 공부를 했나?
“평소 학기 중에는 학점관리와 토익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하지만 영어 공부를 위해 학원을 다닐 필요가 없었어요. 학교 특성상 외국인 학생들과 24시간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점을 최대한 활용했어요. 그야말로 입체적으로 영어 공부를 한 셈이죠.

2차 시험인 공직적격검사(PSAT ; Public Service Aptitude Test)는 언어논리영역, 자료해석영역, 상황판단영역 등이 시험과목이었어요. 지방대이면서도 시골에 있는 대학에 다녔지만 대도시의 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 비해 결코 불리하지 않았어요. PSAT 준비는 인터넷을 활용해서 공부를 했습니다. 인터넷 강의를 받은 게 효과적이었어요.

가장 어렵게 공부한 것은 3차 시험인 심층면접시험이었습니다. 시험관 세분 앞에서 특정 주제에 대해 10분간 발표를 하고 질문과 답변을 하는 시험인데, 정형화된 모범답안이 없었기 때문에 면접준비하느라고 힘들었지요. 면접시험에 대비해 동료, 교직원, 교수님들께서 적극적으로 도와 주셨어요. 모의면접시험관이 되어 주기도 했고, 자료도 많이 준비해 줬어요.

면접시험도 인터넷을 충분히 활용했어요. 신문사설과 주요기사, 관공서 홈페이지 등을 수없이 들락거렸습니다. 특히 오마이뉴스 칼럼과 기사를 자주보고 스크랩까지 하면서 준비했는데, 실제 면접시험에서 큰 도움을 얻었어요. 인터넷이 아니면 시험에 합격하기 어려웠을겁니다. 이 자리를 빌려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지역인재추천채용제를 준비하려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주시길.
“지역인재추천채용제는 말 그대로 지방대생들에게 공무원채용의 기회를 좀더 확대하는 제도인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지요.

먼저 평소 학교생활을 충실하게 해 학점관리를 잘 해야 합니다. 그리고 시간과 열정을 쏟아 영어(토익이나 토플) 실력을 일정 수준 올려놔야 추천받을 자격을 갖추게 되지요.

그런데 시험 준비에 앞서 공직자로서 국민에게 봉사할 자세와 덕목을 갖추었는지 곰곰이 짚어봐야죠. 덮어놓고 취직부터 하겠다는 생각은 문제가 있죠.

왜냐면 이 제도는 일반적인 공무원채용시험과는 달리 심층면접이 최종합격을 결정짓더라고요. 평소에 공직자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과 자질을 갖추고자 애쓰지 않은 사람은 면접과정에서 들춰지게 됩니다. 면접은 무엇을 외워서 될 일이 아니니까요”

지역인재추천채용제란?

<지역인재추천채용제>는 국가균형발전정책에 따른 지방대학 출신의 공직진출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제도다. 각 대학으로부터 학부(과)별 성적 상위 5% 이내의 영어성적 우수자(토익 775점 이상)를 추천받아 공직적격성평가(PSAT)와 구술시험을 통해 견습직원으로 채용된다.

학과상위 5%이내의 성적 안에 드는 학생 중 한 대학 당 최대 4명까지 추천을 할 수 있다(입학정원기준 1000명 이하 대학 2명, 1001-2000 3명, 2001명이상 4명).

<지역인재추천채용제>는 필기시험위주의 경직적인 공무원채용시험과는 달리 구술시험 등 공직자로서의 전문적인 지식과 폭넓은 교양상식 등을 두루 갖춘 사람을 등용하는 제도다.

특정 시도지역 대학출신이 선발예정인원의 5%를 넘지 않도록 하게 했으며, 만 20세 이상 32세 이하로 연령제한을 했다.

올해 2회째를 치렀는데 5.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내년에는 1월에 각 대학으로부터 추천을 받는다. 양성평등채용목표제를 실시해 특정성 합격자가 최소 30%를 넘게 한다.

추천 받은 사람을 같은 해 2월중 행정고시 1차 시험일과 같은 날 공직적격성평가(PSAT)를 실시하고, 서류전형 및 면접시험을 거쳐 6월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참고 중앙인사위원회(www.csc.go.kr)
김양도 고3 때까지 여느 학생들처럼 오로지 수도권명문대만을 목표로 했었다. 그러나 막상 수도권의 모 대학에 입학하고 한학기가 지나는 동안 “내가 생각한 대학은 이게 아닌데…”라는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김양이 생각한 대학은 “수도권명문대라는 이름에 도취된 채 4년을 보내는 그런 대학이 아니라 학생과 학교당국 그리고 교수가 열정과 서로 관심을 갖는 캠퍼스”라고 말한다.

고민 끝에 김양은 한 학기를 마치고 다니던 대학을 자퇴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가족은 물론 주위에서도 만류했지만 김양의 의지는 강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김양은 천태종에서 세운 금강대학교 중국어 통역학부를 선택하게 된다. 김양과 그녀의 가족이 믿는 종교재단에서 세운 대학이기도 했지만, 소수인원으로 일대일 학습, 재학 중 교환학생제도는 물론 외국인 학생들과의 생활 등으로 어학을 공부하기에는 딱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양이 다니고 있는 금강대학교는 재학생이 겨우 200여명 남짓한 신생학교다. 이 대학은 ‘행정수도후보지’이기도 했던 논산시 상월면 대명리에 있다. 아주 한적한 시골에 있어 학교 캠퍼스가 마치 깊은 산속 사찰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 정도다.

새 둥지를 튼 김성희 양은 학과 공부와 함께 영어와 일어도 어느 정도 수준으로 끌어 올리려고 노력했다. 김양의 대학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도록 되어 있다. 기숙사에서는 영어권, 일어, 중국어권에서 온 외국인 학생들과 24시간 어울릴 수 있기 때문에 어학을 공부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었다.

김양이 학과 공부에만 매달린 것은 아니다. 학교 동료들과도 원만하게 지냈으며 동아리 활동으로는 검도부에 들어 땀을 흘리기도 했다.

“적십자사에 근무했던 아버지를 본받아 공무원이 되고 싶었다”는 김양은 “남을 위해 봉사할 때가 가장 즐겁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내년 2월 졸업과 동시에 6급 공무원 견습과정에 들어가는 김양은 “시험준비 때문에 손을 놓았던 책도 읽고, 검도도 하고 싶고, 여행도 하고 싶다”고 말한다.

김성희 양과 인터뷰를 마치고 정을 나오면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는 격언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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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깎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듬는 것"이라는 화두에 천칙하여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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