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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학생들의 커뮤니티 '스누라이프(http://www.snulife.com)의 '서울대광장' 게시판에 올라온 총학 선거 메이트 구인 광고
서울대 학생들의 커뮤니티 '스누라이프(http://www.snulife.com)의 '서울대광장' 게시판에 올라온 총학 선거 메이트 구인 광고 ⓒ 정연경
황라열 사태 이후, 총학 없는 서울대

지난 6월 황라열 전 총학생회장 탄핵 이후 송동길 부총학생회장마저 자진사퇴하면서 서울대학교 총학생회는 위기를 맞았다. 애초 학칙에 따르면 '단과대 학생회장 연석회의' 체제는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된 경우에만 기능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역할을 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서울대 단과대 학생회가 의견을 모아 지난 9월 29일에야 전학대회를 통해 학생회칙을 개정하였고 현재 '단과대 학생회장 연석회의'가 총학생회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그러나 '단과대 학생회장 연석회의' 체제는 총학생회만큼의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 9월 25~27일의 가을 축제 역시 집행부원이 구성되지 않아 과거 축제를 담당했던 '축하사(축제하는 사람들)' 구성원이 모여 간신히 행사를 진행했다. 학생회가 와해되어 손쓸 여력이 없었기 때문.

이러한 가운데 11월 6일 공동선본발족식을 시작으로 50대 총학생회 선거 운동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이번 '스누라이프'에 올라온 글은 이러한 관심을 잘 반영하고 있다.

"한국의 제일이 되기 위한 구심점 만들고파"

이 글을 작성한 아이디 '안면신경마비자'는 "친구와 같이 나가기로 했으나 친구가 개인적 사정으로 나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친구를 대신할 분을 여기서 찾습니다. 주위에서 구하는 것이 먼저이나 여기에서 구해보는 것도 새롭고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라며 글을 남기게 된 이유를 밝혔다.

"자세한 이야기를 쓰면 사전운동이 될 것이므로 기본적인 방향만 알리겠다"고 전제한 그는 "딱히 남들보다 내세울 만한 것은 전혀 없지만, 강한 애교심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편의를 최우선으로 학생회에 대한 대대적 변혁을 계획하고 있다"고 비운동권 선본으로 출마하겠다는 암시를 했다.

또한 이 학생은 "서울대학교가 진정한 한국의 제일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떠한 문제들을 풀어야 하고 그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학생들 모두가 뭉쳐야 한다. 그 구심점이 되는 조직을 새로이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구체적인 내용 없이 학생 편의와 변혁을 꾀하겠다는 두루뭉술한 출마의 변에도 불구하고 이 글에는 서울대생들이 총학생회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의도 좋지만 능력이 좋아야"

서울대 학생들은 높은 관심을 보이며 댓글을 달았다.
서울대 학생들은 높은 관심을 보이며 댓글을 달았다. ⓒ 정연경
댓글을 쓴 학생들은 대부분 글을 올린 '안면신경마비자'를 지지했지만, 지난 황라열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것을 충고했다. 또한 아이디 'wooks'의 한 학생은 "이 글을 읽으니 정말 요즘의 총학 현실을 뼈저리게 알 수 있다"는 댓글을 달았다.

"황라열 전 총학생회장도 처음엔 그랬을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두터운 벽에 좌절하고 말았죠. 그 사람에 대한 평가는 그리 좋게 하진 않지만, 그 부분 역시 간과할 순 없는 일이라서요. 지난 1년 동안에 어떤 일이 있어왔는지, 한 번 시간되시면 읽어보시는게, 어떻게 되든 '안면신경마비자'님께 도움이 될 수 있을 거 같네요.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어떻게 되는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아이디: 성실옹)

"의도는 좋지만 능력이 좋아야 합니다. 총학생회장 하려면 학교 굴러가는 시스템 정도는 꿰고 있어야 하는데, 과연 그런 분인지 다소 의심스럽네요. 일단 단과대 학생회부터 시작해보시는게 좋을 듯 하네요. 특히 자연대나 공대라면, 단대를 잡으면 민심이 급상승할 듯 (아니여도 그렇고)" (아이디: P-han)

"단 두 분이서 출마하는 것도 괜찮겠지만, 도와줄 인력이 없으면 수권 후 어렵습니다. 아마도 학생회 선거를 하시면서 그 와중에 잘 도와줄 수 있는 동지들을 찾는 것이 중요할 듯하네요." (아이디: 냠냠구리)

"출마하기 전에 많은 준비를 하십시오. 사실 운동권들의 협조를 못 얻으면 학생회의 운영이 많이 어려워지리라 생각합니다. 진보진영과의 연대와 대립 사이에서 어느정도 수준이서 타협할 것인지 많이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학생회장이 되어 뜻을 펼치고 싶다는 당신의 용기에는 적극 박수쳐 주고 싶습니다.
" (아이디: Cylon)


운동권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도

한편, 여러 댓글이 지난 황라열 사태가 운동권 학생들로부터 기인했다는 의견을 보여 관심을 끈다.

아이디가 '싸이언'인 한 학생은 "이번 황라열씨 사건 덕에 운동권 입지가 아주 좁아지고 있다는 것이 변수"라며 "황라열씨와 같은 책잡힐 거짓말만 안 하신다면 이번엔 운동권들에게 놀아날 가능성은 적을 것 같습니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또한 아이디 '밋'은 "지난 총학생회 '맘대로 탄핵사건' 때문에 앞으로 절대 투표 안해야지. 또 마음에 안들면 학우들 의견은 제끼고 탄핵할 것"이라며 운동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아이디 'RoadMovie'와 '피올리나' 역시 운동권을 '스포츠권'이라 지칭하며 "스포츠권은 정신 좀 차려야 한다"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물론 댓글을 단 학생들이 서울대생의 의견 전부를 대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운동권과 비운동권의 대결을 보인 지난 총학생회 선거와 마찬가지로 운동권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는 점에서 11월 21~23일 진행될 선거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정연경 기자는 <오마이뉴스> 인턴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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