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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보에서 사용하는 셈여림표에 관한 노래인 'Dynamic'을 즐겁게 부르는 학생들.
악보에서 사용하는 셈여림표에 관한 노래인 'Dynamic'을 즐겁게 부르는 학생들. ⓒ 김연옥
요즘 중학생들이 좋아하는 합창은 단연 신나는 합창, 즐거운 합창이다. 그래서 그들만의 신선한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무대는 보는 사람들의 마음마저 즐겁게 한다.

그리고 딱딱한 교복에 연분홍빛 한지, 파란 천 조각, 빨간 부직포와 넥타이 등으로 악센트를 주는 그들의 센스 또한 돋보인다. 교복은 하복, 춘추복과 동복이 다 동원 된다.

이번 합창 발표회는 루이스 파리마 곡으로 필립 케른이 편곡한 'Sing, sing, sing!'의 경쾌한 선율로 시작되었다. 'Sing, sing, sing!'이라 하면 내 개인적으로는 합창보다는 클라리넷 연주자인 베니 굿맨(Benny Goodman)의 연주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템포가 빠르고 신나는 스윙 재즈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는 그의 'Sing, sing, sing!' 연주를 듣고 있으면 우울한 기분이 떨쳐지면서 절로 어깨가 들썩거리곤 했다.

'Dynamic'의 지휘를 맡은 장아영 학생과 반주자 박찬미 학생. 그들의 산뜻한 차림이 눈길을 끌었다.
'Dynamic'의 지휘를 맡은 장아영 학생과 반주자 박찬미 학생. 그들의 산뜻한 차림이 눈길을 끌었다. ⓒ 김연옥
두 번째 무대는 우효원의 'Dynamic' 이란 노래다. '강하게'를 뜻하는 포르테, '여리게'를 뜻하는 피아노 그리고 크레셴도, 데크레셴도 등 악보에서 사용하는 셈여림에 관한 노래 가사로 독특하다.

지휘를 맡은 장아영(마산제일여중 2) 학생의 멋진 아이디어로 평범한 교복에 파란색 천 조각으로 화려한 색깔을 입힌, 산뜻한 옷차림도 눈길을 끌었다.

'아이스크림 사랑'을 부르는 학생들. 은은한 연분홍 한지로 꾸민 그들의 모습이 참 예뻤다.
'아이스크림 사랑'을 부르는 학생들. 은은한 연분홍 한지로 꾸민 그들의 모습이 참 예뻤다. ⓒ 김연옥
우리나라에서 가수 임병수가 처음 불러 인기를 끌었던 '아이스크림 사랑'도 무대에 올랐다.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하고 행복한 사랑 이야기를 노래한 것이다.

은은한 연분홍빛 한지로 꾸민 학생들의 모습이 참으로 예뻤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아이스크림 주세요. 사랑이 담겨 있는 두 개만 주세요' 라는 재미있는 노래 가사가 자꾸 흥얼거려진다.

그 노래는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가수 루이스 미겔(Luis Miguel)이 12세 때 불렀던 것으로 본디 제목은 'Directo al corazón' 이라고 한다.

고운 음색과 흥겨운 율동으로 '늴리리 맘보'를 부르는 학생들. 그날 일등의 영예를 차지한 반이다.
고운 음색과 흥겨운 율동으로 '늴리리 맘보'를 부르는 학생들. 그날 일등의 영예를 차지한 반이다. ⓒ 김연옥
'늴리리 맘보'는 라틴음악의 하나인 맘보의 열풍으로 한때 우리나라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던 노래다. 그날 일등의 영예를 차지한 반의 학생들이 빨간 넥타이를 맨 깔끔한 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고운 음색과 흥겨운 율동으로 그 노래를 부르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허인무 감독의 <신부수업>에서 권상우, 하지원, 김인권이 같이 부른 '여자를 내려 주세요'를 '남자를 내려 주세요'로 바꿔 부른 반도 있었는데 그 깜찍한 발상이 귀엽다.

우피 골드버그가 학교에 떴다!
우피 골드버그가 학교에 떴다! ⓒ 김연옥
그리고 합창곡으로 많이 부르는 성가인 Jay Althouse의 'Jubilate Deo(하나님께 즐겁게 찬양)', 우리 학교 합창 발표회의 단골 노래로 우피 골드버그 주연의 <시스터 액트> 에 나오는 'I will follow him' 등 다양한 노래들이 그날 선보였다.

정예슬(마산제일여중 2) 학생은 "이따금 반 친구들끼리 다투기도 하면서 참 열심히 연습했는데 우리 반이 일등을 해서 참 기뻐요. 또 반 친구들과 이번에 더욱 친하게 되어 좋다"며 잊지 못할 합창 발표회가 되었다고 말했다.

성가곡 'Jubilate Deo' 도 흥겹게 불러요!
성가곡 'Jubilate Deo' 도 흥겹게 불러요! ⓒ 김연옥
성가곡인 'Jubilate Deo'의 지휘를 맡은 정지영 학생도 "그동안 많이 힘들었어요. 상을 못 받아 아쉽긴 하지만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요"하고 서운함을 털어 버렸다.

소리를 모으는 합창을 통해 학생들의 마음도 하나로 모이는 것 같다. 그날 무대 위에 쏟아진 비타민 같은 노래들은 같은 반 친구들의 멋진 공동 작품이다. 그들 모두 아름다운 선율에 우애를 실으며 친구들과 함께 한 소중한 시간들을 오랫동안 마음속에 간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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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3.1~ 1979.2.27 경남매일신문사 근무 1979.4.16~ 2014. 8.31 중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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