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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화면 캡처

"안녕하세요. 네이버 뉴스입니다. 이 기사는 댓글을 통한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인격권 침해, 명예훼손 등의 우려가 있어 댓글쓰기를 제한합니다. 이 점 양해 바랍니다."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올리러 11일 밤 11시 30분쯤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정말 충격적인 내용의 기사가 떠 있었습니다. 바로 정지영 아나운서의 대리 번역 의혹이었습니다. 늦은 시간이라 다소 피곤했지만 아주 상세히 내용을 읽어보았습니다.

그리고 누리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 포털사이트들을 뒤져보기 시작했습니다. 대단히 충격적인 내용이라 파괴력이 컸던지 네이버의 경우는 이날 밤 11시 57분 이미 댓글쓰기 기능이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누리꾼들이 자유롭게 글을 쓰는 다음에서는 그야말로 실시간 리플이 끊임없이 올라왔습니다. 기사 내용도 충격적이었지만 댓글 가운데 제게는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들도 있었습니다. 특히 현재 번역업에 종사하는 듯 한 누리꾼들의 글이 그랬습니다.

아이디 '황정하'는 이렇게 자신의 분노를 표현했습니다.

"저도 번역하는 사람으로서 정지영씨의 태도에 분노를 감출 수 없습니다. 마시멜로 대리번역은 번역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초벌번역을 받아 조금 참고했다고요? 정지영씨.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십시오."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번역가들도 알 사람은 다 안다는 원번역가가 했던 말과 일치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보다 더 충격적이었던 건 번역업에 종사하는 듯한 누리꾼들이 올린 말들이었습니다. 대부분 오래 전부터 있었던 관행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듯한 누리꾼들 이외의 글에서는 책임 논란이 한창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가장 많은 의견은 정지영씨를 비판하는 의견입니다.

"공인으로써 해서는 안 될 일이네요. 정지영씨 이름을 보고 산 분들이 많은데 제 주변만 봐도 어찌 그런 거짓말을 그러고도 사인회를 열다니요 챙피하지 않던가요? 이전에 했던 인터뷰 보니 더 가관이더군요. 하루에 100쪽을 번역했다? 뻔뻔합니다."(ID:힘내라)


이에 비해 정지영씨를 옹호하는 의견도 종종 눈에 띄었습니다. 정지영씨를 옹호하는 의견 중에 대표적인 것은 원번역자가 신의를 저버렸다느니 원번역자가 잘못했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대리번역인 거 알고 썼다면서 돈 받을 때는 비밀로 하겠다고 해놓고는, 지금 와서 잘 팔리니까 떠벌리는 건 무슨 심보입니까? 정말로 당신이 번역가의 위상을 높이고 싶으면 처음부터 거절했어야 맞는 겁니다, 지금 와서 쇼할 것이 아니라."(ID:la)

두 쪽 다 잘못했고 궁극적으로 출판계의 문제라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한순간으로 돈과 권력이 눈이 멀어서 정지영도 희생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정지영보다는 출판업계가 더 큰 문제 아닐까요."(ID:사랑이별아픔)

시간이 지나면서 정지영씨가 점점 핫이슈로 떠오르자 댓글 쓰기 금지를 해놓은 네이버를 비판하는 누리꾼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네이버 댓글 달린 거 모두 지워지고 차단까지 해놨네요. 불과 몇 분 전까지는 글들이 있었는데… 놀랍다… 이런 게 현실?… 어두운 한국의 미랜가?(ID: 끌리는별)"

정지영씨 논란이 가중될수록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이번 일과 관계없는 일까지 찾아내며 정지영씨를 흠집 내려고 하는 이들도 많아질 것입니다.

그렇게 되기 전에 정지영씨 측과 출판사도 솔직히 대중에게 말하는 용기가 필요할 때라고 봅니다. 진정한 용기는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합니다. 기대해보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출판계의 좋지 않은 관행도 없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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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넓게 보고 싶어 시민기자 활동 하고 있습니다. 영화와 여행 책 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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