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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가 구설수에 올랐다.

순천시의회 소속 7명의 의원이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을 20일부터 7박 8일간 다녀오는 것이 본래의 취지와는 다른 '관광성 외유'라는 것.

더불어 순천시의원들의 무분별한 해외 연수를 제재하기 위해 지역 일부 시민단체들이 참여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설치된 '순천시의회의원 국외연수 평가위원회'가 이번 해외연수 계획을 통과시킨 것에 대한 비판여론도 고조되고 있다.

목적에 부합된 방문지는 14곳 중 5곳... 나머지는 '관광'

순천시의회가 작성한 국외연수 계획에 따르면 이번 해외연수의 목적은 "러시아 재난방제 시스템 파악 및 산업시설 방문과 자연환경 및 문화, 관광시설 관리실태 파악, 고려인 위로 및 격려로 민족적 자긍심 고취"로 규정됐다. 해외연수 총 경비는 2300여만원.

그러나 총 14곳의 방문지 중 실제 목적과 부합된 방문지는 ▲성페테스부르크의 항만부두 시설 ▲모스크바 대학 ▲러시아 재난방재센터 ▲타쉬켄트 시청 ▲알말릭 광산 등 5곳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러시아 여름궁전 ▲에르미타쥐 박물관 ▲붉은광장 ▲러시아 정교회 수도원 등 관광코스.

'순천 참여자치 시민연대'(대표 김대희)는 21일 성명을 통해 "지난 5월 당선된 지방의회 의원들의 각종 연수 대열에 순천시의회도 합류했다"며 "이번 국외연수는 그저 그런 연수 목적에 관광일색으로 일정을 채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외연수 평가위 참여한 시민단체 임원들 물러나야"

지난 2000년 순천시의회에는 의원들의 해외연수계획을 사전 심의하는 '순천시의회 의원 국외연수 평가위원회'가 전국 최초로 설치됐다. 평가위원회는 순천지역 4개 시민단체 임원과 대학교수, 시의원 등 10명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이번 해외연수를 두고 평가위원회에 참여한 시민단체 임원들의 '도덕성'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순천시민연대는 "형식적인 연수 계획서를 통과시켰다는 사실은 제대로 된 평가의지가 있는지 평가위원들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평가위원들 스스로도 회의에서 연수 일정이 본래의 연수 목적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해놓고도 별다른 제재 없이 연수계획안을 가결시켰다"고 주장했다.

순천시민연대 관계자는 "시민단체 임원자격으로 평가위원회에 참석한 위원들에 대한 실망감이 매우 크다"며 "이들은 순천시민에게 사과하고 평가위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가위원회에 참여한 한 시민단체 임원 A씨는 "처음 제출했던 연수계획서는 공무원 국외연수 취지와 다른 점이 많았다"며 "이후 구체적인 공공시설과 환경산업단지 견학을 일정에 집어넣도록 한 수정계획서를 통과시켰다"고 설명했다.

순천시민연대는 행정정보공개 절차를 밟아 이번 해외 연수계획을 심의한 평가위원회의 회의록을 공개하는 한편, 외유에서 돌아온 의원들의 보고서 수준에 따라 대응수위를 조절할 계획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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